친밀한 관계에서는 손바닥, 쇄골과 가슴 사이, 손목 등은 성(性)과 관련된 특정 신체부위로 보기 어렵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전고법 형사1부(부장 이원범)는 여제자를 추행한 혐의(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았던 교사 A(49)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교실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던 B(16)양을 깨운다며 손바닥에 간지럼을 태우거나 옷차림을 지적하면서 쇄골과 가슴 사이에 손가락을 대고 성적과 관련한 상담 도중 팔목을 잡고 손을 쓰다듬는 등 추행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큰 부담을 느낄 정도로 친근감을 표시하며 신체를 접촉하는 것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불러 일으키므로 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둘 사이의 관계와 경위 등을 종합해 볼 때 B양이 불쾌하게 느꼈을 가능성은 있지만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개된 장소에서 접촉한 손바닥이나 손목, 쇄골과 가슴 사이 등은 사회통념상 성과 관련된 특정한 부위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아동복지법상 성희롱과 비교해 처벌 수위가 강한 추행죄로 처벌할 경우 법률에서 정한 추행 여부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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