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공부 잘 하는 약'으로 통하면서 오∙남용이 심한 것으로 지적됐다. 중∙고생들의 ADHD 약물 처방 건수가 시험철에만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민주당 이언주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콘서타, 페니드정 등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의 ADHD 약물을 6~18세 아동청소년이 처방받은 건수는 65만6,452건으로 2010년(58만3,867건)보다 12.4% 늘어났다.
중·고등학생(13~18세) 청소년들의 사용량만 따로 보면 2010년 15만5,697건에서 지난해 19만225건으로 22%나 늘었다. 더욱이 중·고생들은 시험기간에만 사용량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중학교 2~3학년(만 14~15세) 학생의 경우 지난해 6월(6,876건)과 11월(7,288건) 처방 건수가 1월(5,442건)과 비교해 각각 26%와 34%씩 많아졌다. 이 같은 추세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특히 고3(만 18세) 학생들은 수능 직전인 8~10월 처방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지난해 1월 592건, 2월은 634건, 3월 720건이던 약물 처방 건수가 8월에는 1,145건, 9월에는 1,200건, 10월에는 1,189건으로 1~3월에 비해 평균 2배나 증가했다.
정신과에서 처방하는 메틸페니데이트는 대표적으로 ADHD, 수면발작, 경증우울증, 우울성 신경증에 사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이다. ADHD 아이들의 주의력과 집중력 개선에 도움을 주고 부작용으로 잠을 못 자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질병이 없는 학생들이 학업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의사에게 거짓 증상을 호소하며 약을 처방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건강한 학생이 이 약을 복용하면 신경 과민이나 불면증을 유발해 학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전문의들은 장기간 복용할 경우 심혈관계 부작용·돌연사, 행동·사고 장애, 조증, 공격적 행동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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