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건강상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기한을 다시 연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따로 심문 기일을 열고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29일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기정) 심리로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김 회장 측 변호인은 "(김 회장이) 만성 폐질환과 급성 천식으로 산소호흡기 도움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낙상으로 인한 요추 골절로 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어 4번째 구속집행정지 연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올 1월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며, 세 차례 연장한 구속집행정지 기한은 내달 7일 만료된다.
검찰은 "몸이 좋지 않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구치소) 수용이 불가능한 상태인지는 의문"이라며 "진료기록 검토를 제3의 기관이나 다른 의사에게 맡긴다든지 이재현 CJ 회장과 같이 법원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듣는 등 객관적인 방법으로 건강 상태를 판정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사회적으로 구속집행정지가 남발되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면서 치료를 맡고 있는 서울대병원 의사를 배제하고 검찰과 변호인이 추천한 전문의를 법정에 불러 김 회장의 객관적인 건강 상태를 체크하기로 했다.
지난 4월 항소심 선고 이후 6개월 만에 법정에 나온 김 회장은 수액과 산소호흡기를 달고 이동식 침대에 누운 채 재판을 받다 재판부의 배려로 20여분 뒤 퇴정했다. 김 회장은 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 된 뒤 항소심에서 징역 3년으로 감형됐으며, 대법원은 지난달 손해액 산정 등에 문제가 있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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