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67ㆍ사진)라는 이름을 들으면 자동 연상되는 단어는 이제 소설이라기보단 트위터다. 그가 신작을 냈다고 해도 소설보다는 으레 트위터에 올렸던 글이나 청년의 멘토로서 조언을 담은 산문집이겠거니 짐작한다. 마지막 장편소설 이 나온 2008년 이후 그의 출판 편력이 그러했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
그런 그가 다소 뜻밖이라 할 만한 새 책을 내놨다. 예술, 세상, 인생, 우주라는 더 없이 광활한 주제 네 가지를 놓고 후배 소설가 하창수(53)씨와 종횡무진 대담한 (김영사 발행)다. 40여 년 간 40여 권의 책을 내놓으며 당대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살아온 데 더해 최근 몇 년은 '트위터 대통령' '소통의 제왕'으로까지 불려온 그다. 이제 그에 대해 더 이상은 모르는 게 없을 것 같은 느낌이건만, 마음 속 깊은 곳의 철학과 사상은 이런 저런 이유로 그간 드러낼 기회가 없었다.
출판사 측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이번 책에는 그의 문학ㆍ예술론을 비롯, 동냥을 다닐 정도로 지독한 가난을 겪었던 어린 시절을 통해 깨닫게 된 인생론, 정치ㆍ사회 문제에 대한 진단, 예의 그 유명한 우주생명체 '달 친구들'과의 채널링(교신) 등의 이야기가 망라돼 있다.
그는 29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 사상, 철학을 작품 외적으로 펼친 게 처음이어서 부끄럽다"며 "그래도 제 이름이 붙은 책 중 가장 논리적이고 이론적인 책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는 것보다 깨닫는 것이, 깨닫는 것보다는 느끼는 것이 진짜 공부"라는 생각에서 책 제목을 로 붙였다.
최근 그는 4년 만에 단편소설 하나를 썼다. 보통 때면 두세 달씩 걸리는데 이번에는 열흘 만에 끝냈다. "SNS 덕분이죠. 기름 빼고, 뼈 빼고, 살코기만 발라서 접시에 올려 내놓을 수 있는 칼질을 끊임없이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트위터예요. 저한테는 습작공간이자, 세상의 흐름 읽는 데 필요한 정보 공간인 동시에 소통 공간이기도 하지요."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사진 제공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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