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주변에서 1억년 전의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 공룡 발자국을 유적으로 보존하기로 할 경우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추진 중인 카이네틱 댐(이동형 투명 차단막) 설치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9일 반구대 암각화 근처 대곡천 바위를 발굴 조사하는 과정에서 백악기에 살았던 초식 공룡 발자국 화석 25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자국이 발견된 곳은 반구대 암각화 북동쪽 25~30m에 있는 평평한 암면이다. 그동안 대곡천 물 속에 잠겨 있다 8월 30일 발굴을 위해 물을 빼내면서 드러났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발자국의 형태로 볼 때 초식 공룡인 용각류 또는 조각류의 것으로 보인다며 최소 5마리 이상의 공룡이 남긴 것으로 추정했다. 발자국의 크기는 길이 25~50㎝에 폭 29~54㎝ 정도다. 지금까지 울산 지역에서 공룡 발자국 화석이 나온 곳은 총 16곳으로 이 중 12곳이 대곡천 일대에 몰려 있다.
공룡 발자국 화석의 유적 보존이 결정되면 발자국 화석의 훼손을 피하느라 카이네틱 댐 설치가 어려워질 수 있다. 문화재청과 울산시는 10년간 논란이 돼 온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지난 6월 카이네틱 댐을 설치키로 합의하고 현재 기술적 타당성 여부에 대한 기초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측은 "공룡 발자국 화석 발굴이 아직 진행 중이며 발굴 조사를 마친 뒤 보존 여부 및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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