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은 이달 중순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 '위례아이파크1차' 주상복합아파트 400세대를 '완판'(모두 분양)했다. 분양흥행은 9월 청약 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별 인기 없던 주상복합 청약이 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됐기 때문이다. 열기는 이번 달에도 이어졌다. 17일 열린 주상복합아파트 '송파 와이즈 더샵' 청약엔 366가구 모집에 1,442명이 몰렸다.
주상복합 아파트가 때아닌 인기몰이에 나섰다. 청약 흥행은 물론이고 공급량도 최근 5년 내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주상복합아파트 공급량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1만4,898가구다. 삼성물산이 다음달 서울 강동구에 지상 45층 주상복합을 분양하는 등 예정 물량의 51%가 4분기에 공급될 예정이다.
부동산경기 침체 속 주상복합의 인기몰이는 이례적 현상이다. 기존 주상복합이 ▦대형 아파트 ▦높은 분양가 ▦어려운 환기 ▦좁은 전용면적 등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는 지적을 받은 탓이다. 소비자가 주상복합을 외면하면서 2008년 이후 서울 주상복합 가격 하락폭(9.22%)은 일반 아파트(7.09%)를 웃돌았다.
주상복합의 최근 인기비결은 모든 면에서 일반 아파트를 닮아가고 있기 때문. 분양가는 거품이 빠지면서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싸졌고, 60%대였던 공급면적 중 전용면적 비율은 70%를 넘겼다. 환기를 위해 판상형으로 주상복합을 짓는 경우도 많다. 시끄러운 상가동과 주거동을 분리하는 것은 기본이다.
일반 아파트에 주상복합 분양까지 활기를 띄면서 업계에선 올해 6월부터 이어진 주상복합 붐이 부동산 경기회복 신호탄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불안한 경제상황이 바뀐 것은 아니기 때문. 김은진 부동산114 연구원은 "같은 지역에 있거나, 동시에 분양해도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인 만큼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호기자 kimon8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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