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생태마을로 이름난 충북 보은군 회인면 부수2리 주민들이 11월 1~3일 도시민을 초청해 한마당 잔치를 연다. 이름하여 '가을동화 축제'다.
깊은 산중턱에 3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사는 이 마을의 풍광은 동화를 닮았다. 마을을 둘러싼 부수봉의 붉은 안개, 아미산의 반달 풍경은 회인 8경으로 꼽히고, 대전 식장산이 내려다보이는 왕재에 오르면 탁트인 전망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집집마다 감ㆍ대추나무가 가득하고 마을 앞에는 물을 정화하는 작은 생태습지가 있다. 물풀이 무성한 이 습지는 생활하수까지 말끔히 정화해 회인천으로 흘러보낸다.
이 마을 풍경의 백미는 하얀 민들레. 가을이 깊어가는 이즈음이면 새하얀 민들레가 온 동네를 뒤덮어 흰 물감을 풀어놓은 듯 하다.
축제는 감성과 문화가 어우러진 행사로 가득하다. 하이라이트는 민들레를 소재로 쓴 시비 제막. 조지훈, 강소천, 송찬호, 류시화, 도종환 시인의 민들레 예찬 시비를 마을 곳곳에 세울 참이다. 이 시비는 서예작가, 석공들의 재능기부로 마련했다.
전통놀이도 다양하게 선보인다. 토종닭 사냥대회, 아궁이 불때기, 진돌이, 지게윷놀이, 감ㆍ대추 따기 등이 열린다.
토종닭 사냥대회를 위해 마을 입구 비닐하우스에서 토종닭을 길렀다.
주민들은 도시 손님을 1,600년대에 처음 지은 것으로 전해오는 초가 두 채를 주막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생태건축기법으로 지은 한옥 숙박시설도 갖춰 놓았다. 이 가옥은 본채에 40여명이 묵을 수 있고 방을 터서 강당처럼 쓸 수도 있다. 취사가 가능하고 마을에 식사(민들레 밥상)를 주문할 수도 있다.
이 마을 남불(47)사무장은 "방문객 누구나 무료로 체험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면서 "민들레가 지천으로 널린 생태마을에서 추억 한 보따리씩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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