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 민주화 운동의 '어른'으로 추앙받고 있는 죽천(竹泉) 송좌빈(사진) 옹이 올해 구순을 맞았다. 그는 평생 항일 운동과 민주화 운동, 재야 인권 운동에 헌신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영원한 정치적 동지이기도 하다.
그는 동춘당 송준길 선생의 11대손으로 1956년 민주당에 입당해 대전 대덕군지구당 부위원장을 맡으며 본격적인 민주화 운동을 시작했다. 3·15 부정선거 당시에는 자유당 독재정권 반대투쟁을 이끌었다.
그와 DJ의 인연은 1967년 여름 DJ가 3선 개헌 반대 시국강연회 기착지로 대전을 택하면서 비롯됐다. 그는 이후 40년 넘게 DJ의 노선과 이념을 충실히 이행했다. 그는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두 차례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만석지기 땅을 팔아 민주화운동 동지와 후배들을 보살폈다는 일화는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민선 1,2기 대전시장을 지낸 홍선기씨는 송 옹을 '충청을 대표하는 원로다운 원로'로 꼽았다.
민주화 운동 후배들이 구순을 맞은 송 옹의 삶을 기념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기념식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비롯한 민주화 운동 동지와 후배 200여명이 함께 할 예정이다. 구순잔치는 31일 정오 대전 서구 둔산동 파이낸스 빌딩 오션블루 뷔페에서 열린다. 송 옹의 차남 송용길씨는 "항일운동 및 민주화 운동을 한 어른들이 대부분 세상을 떠난 상황에서 아버지의 생애를 되돌아보고 현실에 비쳐 보기 위해 조촐한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최정복기자 cj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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