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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3·4호기 "수명 60년" 부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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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3·4호기 "수명 60년" 부풀렸다

입력
2013.10.2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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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설계수명 60년 원전'으로 알려진 신고리 3ㆍ4호기에 설계수명 40년인 부품들이 상당수 설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원래의 설계 수명보다 해당 원전들이 단축 설계됐음에도 '과장홍보'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설계수명이란 원전의 안전성과 성능 기준을 충족하면서 운전 가능한 최소한의 기간을 뜻하며 이 기간이 지나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심사를 거쳐 해당 원전을 계속 운전할 것인지 아니면 폐쇄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2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제남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기술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고리 3ㆍ4호기의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원자로냉각재펌프, 원자재생열교환기 등 일부 기기만 설계 수명이 60년인 것으로 드러났다. 터빈기기와 보조기기 등 나머지 부품들의 설계수명은 모두 40년이었다.

김 의원은 이날 한수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기술력이 부족해 설계수명 40년밖에 만들지 못하는 조건이었다면 당연히 해당 원전의 설계수명은 40년으로 하는 게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의원은 "원전을 가동한 이후엔 사실상 교체 불가능한 시멘트나 포스트텐셔닝 시스템, 격납건물철판 등의 설계수명도 40년으로 돼 있다"며 "원전의 안전성은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걱정스럽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포스트텐셔닝이란 폭격 등 외부 충격에 견딜 수 있도록 강화 철근을 격자무늬로 촘촘히 설계하는 원전 건축 방식을 일컫는 것으로 원전 안전성과 직결되는 개념이다.

이에 대해 조석 한수원 사장은 답변에서 "계약서를 재확인해 보니 시멘트와 포스트텐셔닝 시스템, 격납건물철판 등의 설계수명은 60년이 맞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터빈이나 발전기, 펌프 등의 설계수명은 김 의원 지적대로 40년이 맞다고 한수원도 인정했다. 다만 한수원 측은 "교체 가능한 부품들은 설계수명 완료 이전에도 수시로 정비를 거쳐 교체하기 때문에 설계수명 연장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설계수명 논란은 원전수출 문제로까지 이어졌다. 신고리 3ㆍ4호기가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모델인 한국형 'APR-1400' 기종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UAE원전 건설 계약서를 보면 설계수명 60년까지 품질을 보증해 주기로 돼 있다"며 "그 동안에 설계수명이 완료돼 교체해야 하는 품목에 대한 유지보수 비용을 우리가 부담토록 계약했다면 UAE 원전을 벌어들인 수익은 없고 막대한 교체비용만 지불해야 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신고리 3ㆍ4호기의 설계수명 40년 부품 구매금액은 1조 1,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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