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시장이 얼어붙어서 장애인들에게는 더욱 힘든 계절인데 호텔리어로 당당하게 새 출발하게 돼 기쁩니다."
지적장애 3급인 이상혁(23)씨는 발달장애를 극복하고 특1급 호텔의 정규직 호텔리어가 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전문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다음달부터 서울 중구 소공로 플라자호텔 객실팀에서 일하게 됐다.
서울시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8일 '장애인호텔리어 MOU'를 맺고 이씨를 비롯한 중증장애인 7명을 플라자호텔 직원으로 채용한다고 밝혔다. 국내 특1급 호텔에서 중증장애인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MOU는 지난 3월부터 시와 공단이 '장애인 희망프로젝트 장애인 호텔리어 되다'를 공동으로 진행한 후 8개월만의 결실이다. 공단은 전문컨설팅을 통해 장애인들이 수행할 수 있는 직무를 발굴했고, 시는 취업 가능한 장애인의 신청을 받아 여러 호텔과 접촉해 사업 참여를 유도했다. 김성희 서울시 복지건강실 장애인복지과 주무관은 "접촉한 50여개 호텔 중 플라자호텔이 가장 먼저 참여의사를 밝혀 이씨를 포함한 중증장애인 7명이 8월 1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직무 교육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단에서는 중증장애인 7명을 추천, 심층상담을 통해 직업적 장단점을 공유하며 호텔과 담당 직무를 논의했고, 객실팀에 배치키로 했다. 이씨를 비롯한 발달장애인 3명은 하루 8시간, 이외 4명의 중증장애인은 하루 5시간을 근무하게 된다. 8시간 근무 기준 연봉은 2,000만원 선으로 대우는 여느 정규직 호텔리어와 비슷하다. 플라자호텔 측은 내년까지 장애인 호텔리어를 15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씨의 첫 임무는 객실정리와 린넨 운반. 이씨는 "중증장애인으로 첫 호텔리어가 됐다는 자부심을 갖고 서툴지만 성실하게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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