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종말’을 주장해 미학계에 ‘예술 정의’ 논쟁을 촉발한 아서 단토(사진)가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자택에서 심부전으로 숨졌다고 유족들이 밝혔다. 향년 89세.
단토는 앤디 워홀 등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을 옹호한 비평가이자 미국철학학회 회장을 지낸 철학자로 1952년부터 92년까지 컬럼비아대 철학과 교수로, 84년부터 2009년까지 잡지 ‘더 네이션’의 미술 비평자로 활동했다. 특히 ‘무엇이 예술인가’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60년대부터 예술에 대한 글 수백편을 썼다.
단토는 64년 워홀의 ‘브릴로 상자’(브릴로는 세제 상표) 전시회를 본 뒤 ‘예술의 종말’을 주장하면서 주목 받았다. 그는 브릴로 상자를 전시장에 쌓아놓은 이 작품의 가격이 수만 달러에 이르는 반면 실제 슈퍼마켓 쓰레기 더미에 있는 브릴로 상자는 쓸모 없는 물건으로 취급되는 현상을 목격하고 “하나의 대상이 예술작품으로 여겨지는 것은 그것이 해석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또 예술에서 특정 양식이 다른 양식보다 미적으로 우월하다는 판단이 무의미해지고 예술가도 미술을 ‘나는 누구인가’ ‘나는 세계와 어떻게 존재하는가’ 등의 철학적 문제로 인식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단토는 ‘예술의 종말’이 예술 자체의 종말이 아니라 예술사를 지배해온 거대 서사와 내러티브의 종말이라고 주장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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