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성금으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어진 '순천 기적의 도서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전면 쇄신에 나섰다.
28일 전남 순천시에 따르면 최근 기적의 도서관 운영위원회가 위원 14명 가운데 2명만 유임되고 12명이 신규로 대폭 물갈이됐다.
임기 3년인 운영위원은 영·유아 초등교육 도서전문가 등으로 구성했다. 개관 당시 순천시 조례에 기적의 도서관은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통해 운영하도록 돼 있다. 앞서 시는 지난 8월 도서관 개관 때부터 최근까지 운영을 맡아온 아동도서 전문가 출신의 허순영 관장을 10년 만에 교체했다.
이같은 조치는 국내 최초 어린이 전문 도서관의 이미지가 퇴색해지고 파행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순천 기적의 도서관은 '책 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이 MBC문화방송의 프로그램과 함께 2003년 11월에 국내 처음으로 건립한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다. 첫 개관 이후 전국의 어린이들과 많은 지자체가 찾을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일반 도서관과의 프로그램 차별성이 사라지고 명망가 위주의 운영위원 선정에 따른 전문성 부족과 참여율 저조, 관장의 독단 운영 등으로 이용자가가 점점 감소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개관 이듬해인 2004년 21만명이던 이용자수는 2008년 25만명까지 늘다가 지난해는 14만명으로 큰 폭으로 줄었다. 대출권수도 2005년 22만권을 기점으로 해마다 줄어 지난해 13만권에 그쳤다.
순천시 문용휴 도서관운영과장은 "명망가 위주의 운영위원 선정으로 그동안 기적의 도서관이 제 기능을 못한 측면이 있었다"며 "전국 최초 어린이 전문 도서관으로서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 등 재도약으로 명성을 다시 찾겠다"고 밝혔다.
한편 순천 기적의 도서관은 다음달 1일부터 10일까지 도서관 앞 버드네공원 일원에서 10주년 기념식과 함께 '아이에게 책을 읽어줍시다' 시민선언, 10년의 역사 전시회, 북스타트, 초청가수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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