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주루 방해로 허망하게 3차전을 내준 보스턴. 3차전 후유증 탓인지 4차전 역시 무기력한 경기를 거듭했다. 이 때 보스턴의 '빅 파피' 데이빗 오티스(38)가 나섰다. 5회 종료 후 동료 선수들을 덕아웃에 모아 놓고 활력을 불어넣었다.
"긴장을 풀자. 우리가 해왔던 대로 야구를 하자. 나는 그 동안 우리가 보여줬던 것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팀이라는 것을 안다. 지나치게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정신적 지주인 오티스가 꺼낸 말은 잠자던 보스턴을 일깨웠다.
보스턴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4차전에서 1-1로 맞선 6회초에 터진 자니 곰스의 역전 3점 홈런에 힘입어 4-2로 이겼다. 이로써 전날 끝내기 패배 충격을 딛고 시리즈 전적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양 팀의 5차전은 29일 오전 8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보스턴은 4회까지 0-1로 끌려가다 5회에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선두 타자 오티스의 2루타로 포문을 열고 후속 타자의 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이후 7번 스티븐 드루의 희생 플라이로 3루 주자 오티스가 홈을 밟아 1-1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보스턴은 계속된 1사 1ㆍ2루 역전 기회를 삼진과 1루 땅볼로 물러나며 살리지 못했다.
그러나 5회말 종료 후 이닝 교대 시간에 오티스가 선수들의 투지를 다시금 일깨웠고, 결국 곰스의 역전 좌월 3점포가 터졌다. 6회초 2사 1ㆍ2루에서 보스턴은 상대 구원 투수 세스 매네스의 몸 쪽 높은 싱커를 그대로 잡아 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단숨에 전세를 뒤집은 보스턴은 필승 계투진을 가동했다. 8회초에는 2차전 선발 투수로 나간 존 래키까지 투입해 1이닝을 맡기는 초강수를 뒀고, 9회초엔 일본인 마무리 투수 우에하라 고지를 올려 경기를 마무리했다.
선발 클레이 벅홀츠에 이어 5회 등판해 2.2이닝을 1점으로 막은 왼손 펠릭스 듀브론트가 승리를 챙겼다.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오티스는 3타수 3안타 1볼넷으로 전 타석 출루하며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결승포를 때린 곰스는 경기 후 "오티스의 메시지는 강렬했고, 모든 선수들의 주의를 집중시켰다"고 설명했다.
세인트루이스는 7회말 2사 2루에서 맷 카펜터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으나 다자와 주니치, 래키, 우에하라 등 보스턴의 계투진을 뚫지 못해 4차전을 내줬다. 세인트루이스로서는 마이크 매서니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이 아쉬웠다.
5회까지 보스턴 타선을 1점으로 틀어 막은 선발 랜스 린이 6회 2사 후 3번 더스틴 페드로이아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4번 오티스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자 곧바로 구원 투수 매네스를 올렸지만 통한의 홈런을 허용하면서 교체 카드는 실패로 돌아갔다. 린의 자책점은 3점으로 늘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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