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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장학금은 덜 주고 인센티브만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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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장학금은 덜 주고 인센티브만 챙겼다

입력
2013.10.2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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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의 학내 장학금 지급과 등록금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국가장학금 인센티브가 도입됐지만, 대학들이 한국장학재단에 제출한 계획대로 장학금은 주지 않은 채 인센티브만 282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받은 2012년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1개 대학이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신청하면서 학생들에게 주기로 한 장학금 중 601억원을 집행하지 않았다. 자체 장학금 미지급액이 가장 많은 대학은 중앙대(56억원)로 당초 358억원을 약속했지만 302억원만 지급했다. 서울대는 250억원을 확보하기로 하고 212억원만 지급했다. 서경대(미지급액 33억원), 부산과학기술대(28억원), 대구가톨릭대(26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국가장학금 Ⅱ유형은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확보한 장학금 지급액이 많고, 등록금 인하폭이 클수록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더 많은 지원금을 받도록 돼 있다. 또 이런 자구노력이 두드러진 대학에는 추가 인센티브를 준다. 지난해 정부는 336개 대학에 총 7,052억원의 지원금을, 185개 대학에 1,170억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111개 대학 중 55개 대학은 자체 장학금 확보 계획을 지키지 않았는데도 282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명지대는 계획한 자체 장학금 금액보다 5억원을 덜 줬지만 가장 많은 22억원에 이르는 인센티브를 받았다. 각각 38억원과 5,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서울대와 순천향대는 18억원의 인센티브를 탔다. 부산과학기술대도 13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이들 55개 대학은 등록금 인하율을 기준으로 받은 인센티브의 41.8%에 이르는 118억원으로 자체 장학금 부족분을 채웠다. 인센티브는 학교운영비에는 쓸 수 없고 장학금 지급에만 쓰도록 돼 있어 결과적으로 대학 스스로 확보해야 할 자체장학금을 정부가 대신 내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장학재단은 국가장학금 Ⅱ유형 자체노력 계획을 위반한 대학 111곳을 대상으로 이미 지급된 지원금과 인센티브에 대해 중앙대 20억원, 서울대 11억9,000만원, 대구가톨릭대 11억6,000만원 등 총 256억원을 환수하기로 했다.

정진후 의원은 "국가장학금 Ⅱ유형 제도 자체에 근본적 한계가 있다"며 "대학등록금을 낮추는 고등교육교부금제를 도입하지 않고는 매년 이러한 꼼수와 편법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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