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의 내정 소식이 알려지자 검찰은 '예상했던 인사'라며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일선 검사들은 지난해 검란(檢亂) 사태 이후 김 후보자가 총장 대행을 맡아 조직을 추슬렀던 점을 들어 "현재 조직 내분과 위기를 봉합할 적임자"라며 대체로 반겼다.
검찰 한 고위 간부는 "지난해 잇단 검사 비리와 한상대 전 검찰총장 퇴진 과정에서 불거졌던 검란 사태로 분위기가 말이 아니었는데, 당시 총장 권한대행으로 김 후보자가 이미 한차례 검찰을 이끌었던 만큼 최근 분열도 잘 봉합할 것"이라며 "사실 이런 시기에 예상 밖의 인물이 총장으로 와 또 한번 소란이 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는 "김 후보자는 성실한 원칙주의자"라며 "검찰 내에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쓴소리를 할 자격이 있는 몇 안 되는 맏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중립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정권의 심기를 건드리는 수사를 이끌었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물러난 뒤,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등 청와대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김 후보자가 '예상대로' 총장으로 내정되자 "외풍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냐"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는 주관이 강하고 강직한 김 후보자의 성품이 오히려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검사는 "보고서를 올리러 들어가는 후배들이 맥을 못 출 정도로 (김 후보자의) 훈계가 매섭기로 유명해 자칫 상하부 불통이 발생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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