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5일 감사원장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27일 검찰총장 후보자를 인선함으로써 인사청문회 정국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핵심 권력기관인 감사원장과 검찰총장을 상대로 한 청문회에는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등의 현안이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대 관심은 단연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다. 권력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 수사를 두고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청와대와 갈등을 빚었고, 윤석열 여주지청장은 국감장에서 외압 의혹을 폭로하는 등의 논란이 있었던 만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와 검찰 조직의 기강 확립 등을 두고 여야 공방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
청문회에선 우선 김 후보자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관계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벌써부터 김 실장이 검찰 재직 시절 김 후보자를 특별히 신임했던 관계를 들어 '청와대의 검찰 직할'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은 또 직전 검찰총장 인선에서 김 후보자가 채 전 총장과 함께 추천됐다 막판에 배제된 사정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김 후보자 장남이 '사구체 신염'(신장의 사구체에 나타나는 염증성 질환)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실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구체 신염은 병역면제 수단으로 악용됐던 대표적 질환이라 민주당은 이를 집중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자는 김 실장과의 관계에 대해 "과거 평검사 시절 법무심의관실 검사와 법무장관으로 만난 것 이외에 (김 비서실장과) 다른 인연은 없다"며 "개인적으로 교류하는 관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아들의 병역 문제에 대해서는 "수 차례에 걸쳐 입대를 지원했으나 질병으로 신체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경위 여하를 떠나 병역을 필하지 못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감사원의 독립성 확보와 함께 사법부의 독립성 훼손 문제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전임자인 양건 전 원장이 사퇴하면서 사실상 외압을 거론했던 터라 헌법상 독립기관으로서의 위상 재정립이 절실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황 후보자가 김 실장과 지연ㆍ학연이 얽혀 있는 데다 현직 법관(서울중앙지법원장)이라는 점에서 3권 분립의 원칙과 감사원의 독립성 훼손 우려 가능성에 날을 세우겠다는 방침이다. 황 후보자의 병역 면제도 논란거리다. 황 후보자는 당초 현역 입영 대상자였다가 재신검에서 근시를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야권은 병역 기피 의혹 등에 대한 정밀검증을 벼르고 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박근혜 정부의 복지공약 이행 문제가 핵심쟁점이다. 새누리당은 문 후보자에 대해 "연금뿐 아니라 재정ㆍ복지정책을 연구한 최고의 전문가"라고 평가하지만, 민주당은 "기초연금 정부안을 밀어붙이기 위한 '코드인사'로 전반적인 복지정책의 후퇴를 정당화하려는 것"이라며 강도 높은 청문회 검증을 예고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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