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이 광케이블을 통해 오가는 이메일과 전화 등 개인 정보를 감청하기 위해 2011년 일본 정부에 협조를 타진했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27일 보도했다. 통신은 중국의 국제 광통신 회선을 포함해 아시아 태평양을 잇는 상당수 광케이블이 일본을 경유한다는 점에 착안, NSA가 중국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이같이 요청했다고 분석했다.
관계 소식통에 따르면 NSA는 일본 측에 아시아 태평양을 연결하는 광케이블이 일본을 경유할 때 감청장치를 설치하는 방법으로 인터넷 접속과 통화 이력을 포함한 개인 정보를 입수할 수 있을지 여부를 일본에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광케이블을 통해 오가는 방대한 데이터를 감청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요원과 민간 기업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NSA 요원은 3만명 이상이지만 일본의 정보요원은 그보다 훨씬 적어 대응하기 힘들다"며 협조에 난색을 표했다. 게다가 일본 현행법상 범죄 수사를 위한 감청은 가능하지만 테러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감청은 불법이어서 미국의 협력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NSA는 2011년 이후 대서양을 횡단하는 광케이블에서 영국 정부 통신본부(GCHQ)가 감청한 정보를 제공받았으며 이는 일본에 감청을 타진한 것과 시기가 겹친다.
교도통신은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을 확대하는 중국의 동향과 국제테러 정보 수집 강화를 위해 미국이 영국, 일본과 협력관계 구축을 모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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