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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 시대가 더 좋았다"

입력
2013.10.27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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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 34주기를 맞아 열린 추도식에서 일부 여권 인사들이 5ㆍ16 군사 쿠테타와 유신 체제를 미화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처음 맞는 추도 행사임을 의식,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다.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박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엄수된 추도식에서 손병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현 정부의 종북 척결 움직임을 '유신회귀' 라고 비판하는 일각의 주장을 언급하면서 "우리 서민들은 '간첩이 날뛰는 세상보다는 차라리 유신시대가 더 좋았다'고 부르짖는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이어 "서민을 사랑한 각하의 진심을 서민들이 가슴으로 느끼고 있다는 얘기"라며 "아직도 5ㆍ16과 유신을 폄훼하는 소리에 각하의 심기가 조금은 불편하실 걸로 생각하지만 마음에 두지 마십시오"라고도 했다.

5ㆍ16 군사 쿠테타와 유신 독재를 옹호하면서 그 근거로 유신 시대에 대한 향수가 우리국민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는 점을 든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이인제 의원과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유족으로는 박 대통령의 동생 근령씨만 모습을 보였다.

노골적으로 박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같은 날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박 대통령이 구국의 결단을 나설 때는 잘 몰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참 대단한 어른이란 생각이 든다"며 5ㆍ16 군사정변을 추켜세웠다. "아버지 대통령 각하, 아버지의 딸이 이 나라 대통령이 됐다"(새누리당 심학봉 의원) "님께서 난 구미 땅에서 태어난 것만으로도 무한한 영광"(남유진 구미시장) 등의 낯 뜨거운 표현도 등장했다. 기독교인들이 주최한 추모예배에서 한 원로목사는 "한국은 독재를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대통령 신분으로 민간인 주최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 이날 행사 대신 수일 전에 미리 묘역을 찾아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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