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도, 관중도 깜짝 놀랐다.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삼성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 시구를 하기 위해 등장하자 현장이 크게 술렁거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청와대에 박 대통령의 한국시리즈 3차전 시구 요청을 2주 전에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일정과 겹쳐, 시구 행사는 무산될 것으로 보였지만 청와대가 3차전 당일 오전 가능하다는 회신을 보내 '깜짝 시구'가 이뤄졌다.
대통령 경호는 외부 일정이 확정되면 전날 예행 연습을 하는 것이 관례지만 뒤늦게 시구가 확정돼 경호 역시 이날 3차전을 앞두고 급히 진행됐다. 박 대통령이 시구를 할 때는 경호원이 심판 복장으로 '위장'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시구 연습을 마치고 경기 시작 20분 전인 오후 1시40분쯤 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이은미가 애국가를 부른 뒤 그라운드를 밟은 박 대통령은 두산 포수 최재훈을 향해 공을 힘껏 던졌다. 공은 삼성 선두타자 배영섭이 헛스윙을 하는 사이 바닥에 한번 튕긴 뒤 최재훈의 글로브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박 대통령은 환하게 웃으며 관중에게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시구를 마친 박 대통령은 중앙 테이블석에서 유소년 야구 선수들과 함께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전했고, 2회말이 끝난 뒤 경기장을 떠났다.
박 대통령 전에도 역대 대통령의 시구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가장 최근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대전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시구를 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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