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원도심을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중구 으능정이 스카이로드가 개장한지 한달 반이 지났다. 원도심의 상징물로 주목받으면서 사람들이 모이고 있지만 인근 상인들의 얼굴은 그리 밝지 못하다. 기대한 만큼 매출 증가 등 효과를 가져오지 않기 때문이다. 대전시가 쏟아지는 상인들의 불만을 수렴해 상영시간을 조정하는 등 긴급처방에 나섰지만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으능정이상인회와 대전마케팅공사, 컨텐츠 제작ㆍ운영사인 대전방송과 간담회를 갖고 스카이로드 주변 상인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25~27일 운영시간을 일시 조정했다. 시는 운영시간을 현재 오후 6시~10까지 30분 상영 후 30분의 휴식시간을 두고 있던 것을 30분 상영 후 1시간 휴식하는 것으로 바꿨다. 마지막 상영시간도 오후 11시까지로 연장했다. 이는 이 기간 운영시간 조정의 효과를 살펴 본 후 앞으로 적용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대전시는 스키이로드가 개장 후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효과는 상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평일에는 하루평균 1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고 주말에는 3만명 이상이 찾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상인들도 스카이로드의 집객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주변 상점들의 매출 증가는 기대했던 만큼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상인들의 공동된 인식이다.
이진화 으능정이 상인회장은"일부 패스트푸드점과 간식류를 파는 가게는 일정부분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하지만 음식점이나 옷가게 등 대부분의 가게들은 좋은 소리가 안나온다"고 말했다.
스카이로드 인근의 한 상인은"스카이로드 상영이 끝나면 거리가 어두워지고 인파가 급격히 줄며 고요해지는 느낌을 받는다"며"이왕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시설을 만들었다면 운영시간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일부 상인들은 최소한 자정까지는 운영시간 연장을 희망하기도 했다.
상인들은 특히 상영시간 후 30분에 불과한 휴식시간을 관람객들이 쇼핑 등을 하기 충분하게 늘릴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30분 휴식시간은 쇼핑이나 음식 등을 먹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또 다른 상인은 "스카이로드 개장으로 임대료는 크게 올랐는데 매출은 기대만큼 늘지 않아 걱정"이라며"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만든 시설이 영세상인들을 쫓아내는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전시는 임대료 인상 등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해 스카이로드를 운영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대전시는"스카이로드는 대전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만든 시설이지 상인들을 위해 만든 것은 아니다"며"스카이로드가 사람들을 모으는 것은 입증이 된 만큼 그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것은 상인들의 몫"이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일단 상인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운영시간 조정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현재 사람들이 몰리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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