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 제3익산일반산업단지 조성 공사에 참여했다가 수억원의 공사대금 횡령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A조경회사가 '공사과정에서 손해를 봤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진정서(이의신청 등)를 제출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A사는 조경 공사 후 고사한 나무 수백 그루에 대한 익산시의 하자 보수 요구까지 거절 하며 원도급사인 S건설에 추가 공사비를 요구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27일 익산시와 S건설 등에 따르면 A사는 익산 일반산단 조성 공사에 참여하면서 공기연장, 나무 단가 저가 산정 등으로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며 보상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지난 9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 현재 공정위는 두 회사 관계자를 불려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사는 진정서에서 불필요한 공사가 줄어들면서 예산이 5억원 가까이 줄었고 공사 기간도 늘었으며, 나무 가격이 올랐다는 등을 이유로 17억원을 보상 요구했다.
이를 두고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A사가 업체 간의 공개경쟁이 아니라 공사를 지명 경쟁 입찰방식으로 수주했기에 적자를 보는 사례는 거의 없다며 공정위 진정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A사는 익산시청 산림과 소속 고위 공무원의 부인이 대표여서 수의 계약 특혜 의혹(한국일보 1월14일자)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사는 직원 월급과 노무비, 장비 대금 등 허위명목작성으로 공사대금 5억2,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대표와 고위 공무원 등 3명이 지난 7월 17일 입건됐다.
원도급사인 S건설 관계자는"익산산단 조경을 맡은 A사가 공사를 끝내고도 하자보수를 하지 않는가 하면 공사 미비 등으로 많은 시련을 주었다"며"이와 관계된 모든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A사가 하자 보수를 거부해 우리가 수십여차례 걸쳐 보수도 하고 수백여그루의 나무를 대신 심었다"며"A사에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고 덧붙었다.
익산 시민 박모(53)씨는"공사 대금 수억원을 횡령해 수사를 받고 있는 회사가 뻔뻔하게 손해를 봤다고 진정했다니 누가 그 말을 믿겠냐"며"공사 특혜도 모자라 이렇게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는 것은 뒷배경이 든든하기 때문이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익산시 관계자는"조경공사 2년 동안 하자보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잘못된 부분은 시공사가 해야하는데 S건설사가 대행하고 있다"며"시에서는 지난 6월 준공 후 공사대금을 완납했으니 두 회사가 해결할 일이지 우리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익산시 삼기면 279만㎡에 2,666억원이 투입된 익산일반산단 조성 공사는 지난 6월 준공했으며, 2011년 2월 수의계약을 통해 A사가 52억원 규모의 조경사업을 맡았다. 이 회사는 현재 공사대금 횡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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