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가 내게 관심이 있는 걸까, 없는 걸까.'
대놓고 물어보자니 쑥스러운데 확인하고는 싶다. 이럴 때 여자가 남자의 속마음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을 과학자들이 찾아냈다. 둘이 함께 걸어보라는 것이다. 옆에 있는 여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남성은 자신도 모르게 걷는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미국 시애틀태평양대 연구팀은 "관심 있는 여성과 함께 걸을 때 남성들은 평소 걸음걸이 속도보다 약 7%가량 늦게 걷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23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남녀 여러 명을 모집해 혼자 걸을 때와 관심 있는 이성, 동성 친구, 이성 친구와 함께 걸을 때 각각 걸음걸이의 속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해봤다. 그 결과 매력을 느끼는 여성과 함께 걸을 때만 남성들의 걸음걸이 속도가 늦어졌다. 옆에서 걷는 사람이 여성이지만 단순한 친구일 때는 걷는 속도가 평소와 별 차이가 없었다.
사람들이 평소에 걷는 속도는 몸이 에너지를 최대한 적게 쓸 수 있는 상태에 맞춰져 있다. 몸무게나 팔다리 길이 등 신체 조건에 따라 사람마다 걸음걸이 속도는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빠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는 남녀 사이에서는 걸음걸이 속도가 비슷해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커플 중 어느 한 사람이 상대방의 최적 걸음걸이 속도에 맞춰주기 위해 일부러 신체의 에너지를 더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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