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적인 정통주의운동 지도자이자 세계적으로 가장 논쟁적인 신학자 밀뱅크가 교계를 대표해 지젝과 한판 대결에 나섰다. 두 학자는 헤겔 해석, 정교회ㆍ가톨릭ㆍ개신교의 개념과 역사적 전개 등을 놓고 지적 대결을 펼친다. 엇갈린 견해 속에서도 지젝과 밀뱅크 모두 우리가 처한 곤궁의 원인으로 큰 타자의 부재를 꼽았다. 우리가 믿고 의지할 굳건한 토대가 사라졌다는 의미다.
지젝은 우리가 아는 피안의 신은 없다는 것을 급진적으로 보여주는 종교가 바로 기독교라고 주장한다. 그는 기독교의 진정한 계시는 신의 무능함, 신의 비존재를 계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 밀뱅크는 그것이 기독교에 대한 이단적 독해라며 지젝이 변증법에 걸려 넘어져 기독교 이단이 돼버렸다고 지적한다. 지젝의 기독교 3부작 에 대해 기독교계의 반응은 무엇일까 궁금했던 독자라면 읽어볼 만한 하다. 배성민 박치현 옮김. 도서출판 마티ㆍ512쪽ㆍ3만원.
고경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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