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 투수 마이클 와카(22)는 세인르투이스에 굴러들어온 복덩이다. 2011년 겨울 팀의 간판 타자인 앨버트 푸홀스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A 에인절스와 계약을 했을 때 이에 대한 보상으로 신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푸홀스가 남기고 간 지명권으로 세인트루이스는 와카를 뽑았다.
올해 빅리그를 처음 밟은 와카는 정규시즌 동안 15경기에 나가 4승1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했다. 9월부터 본격적인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뒤 2승1패 평균자책점 1.72로 돋보인 활약을 한 결과, 포스트시즌 선발 자리를 꿰찼다.
정규시즌과 차원이 다른 무대에서 와카는 거침이 없었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사이영상 0순위인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와 두 차례 선발 맞대결을 펼쳐 모두 이겼다. 류현진(LA 다저스)의 7차전 등판 가능성 또한 와카의 6차전 역투에 무산됐다.
커쇼를 넘은 와카는 월드시리즈 9연승을 달린 보스턴마저 무너트렸다. 그는 25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의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안타(1홈런) 2실점 호투로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세인트루이스 신인 최초로 단일 포스트시즌에서 4승째를 거둔 투수가 됐다. 1차전 패배를 설욕한 세인트루이스는 시리즈 전적을 1승1패로 만들었다. 양 팀의 3차전은 27일 세인트루이스의 홈인 부시스타디움에서 계속된다.
와카는 5회말까지 상대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1-0으로 앞선 6회말 더스틴 페드로이아에게 볼넷을 내주고 데이비드 오티스에게 투런 홈런을 맞아 패전 위기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와카가 보여준 강속구와 체인지업, 변화구 등은 수준급 피칭이었다.
와카가 내려간 뒤 7회초 세인트루이스 공격에서 행운이 따랐다. 세인트루이스는 7회초 1사 2ㆍ3루에서 맷 카펜터가 외야 희생타를 날렸다. 3루 주자 피트 코즈마는 바로 스타트를 끊었고, 보스턴 좌익수 자니 곰스의 홈 송구를 포수가 놓치면서 2-2 동점을 만들었다. 포수 뒤로 빠진 공을 잡은 투수 그레이그 브레슬로가 2루에서 3루로 향하는 존 제이를 잡으려고 유격수 스티븐 드루에게 송구했지만 악송구로 이어지면서 제이가 홈을 밟았다. 3-2로 뒤집은 다음 계속된 2사 3루에서는 카를로스 벨트란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한 점을 더 뽑았다.
팀이 7회초에 역전을 하면서 와카는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와카에 이어서 올라온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는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홀드를 올렸다. 9회말 삼진 3개로 보스턴 타선을 꽁꽁 묶은 트레버 로젠탈이 세이브를 올렸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