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29ㆍ두산)의 '토종 에이스' 행보가 포스트시즌에서도 계속 되고 있다.
노경은은 올 정규시즌에서 국내 토종 투수 가운데 이닝, 투수구,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30경기에서 10승10패 3.8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180.1이닝, 3,000개의 공, 18차례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외국인 투수를 제외하면 노경은 보다 꾸준히 오래, 잘 던진 토종 투수는 없다. 류현진(LA 다저스) 윤석민(KIA) 김광현(SK) 등이 이어온 토종 에이스 계보를 노경은이 이었다. 노경은은 지난해 12승6패(평균자책점 2.53)를 거둔 데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에 성공했다.
포스트시즌 성적은 오히려 정규시즌 보다 낫다. 11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6이닝 5안타 3실점), 16일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6이닝 4안타 2실점) 24일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6.1이닝 4안타 1실점)에서 잇달아 호투했다. 큰 경기 중압감을 이기고 주무기인 포크볼을 낮게 구사해 2승을 챙겼다.
노경은은 25일 "KS 1차전에선 무조건 최소 실점만 생각했다. 타자들이 언제든 따라갈 수 있는 격차를 유지해야 한다고 마음 먹었다"며 "경기 전 선수들이 5점 이상을 뽑을 수 있다고 해서 퀄리티스타트만 하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정병곤의 파울 홈런은) 맞는 순간 넘어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공이 희한하게 휘었다"며 "경기가 안 풀리는 날은 타구가 휘지도 않고 일직선으로 날아간다. 어제는 되는 날이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앞으로 시리즈가 계속되면 노경은은 KS 5차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두산은 노경은-니퍼트-유희관-이재우로 이어지는 4선발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만약 노경은이 5차전에서도 호투를 이어간다면, 정규시즌을 포함한 올 한해 13승에 200이닝을 돌파하게 된다. 지금까지 포스트시즌 2승을 더해 12승, 이닝은 198.2이닝이다.
노경은은 "개인적으로 특별한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후반기에 체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공을 던지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며 "KS는 서로의 실력이 비슷하니 정신력과 집중력에서 승부가 갈린다. 팀 승리를 위해 모든 걸 바치겠다"고 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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