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가 노선의 변화를 택했다.
주축 선수들의 몸 상태가 정상으로 올라올 때까지 5할 승률로 버텨보려고 했지만 개막 5연패라는 암울한 출발을 했다. 처음부터 너무 처지면 나중에 따라잡기 힘들다. 그래서 더 이상 버티기가 아닌 승수 쌓기 모드를 가동할 예정이다.
일단 반전 포인트는 마련했다. 23일 17연승으로 프로농구 최다 연승 기록을 새로 쓴 모비스를 잡고 첫 승을 올렸다. 이상범 KGC인삼공사 감독은 "최고의 팀을 이겨 선수들이 자신감을 회복한 것 같아 굉장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어 "3라운드까지 5할 승률을 목표로 했는데 1라운드에 너무 부진했다"면서 "2, 3라운드에 선수들을 좀 더 써봐야겠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이 말한 선수들은 2011~12 시즌 우승을 이끈 김태술(29ㆍ180㎝)-양희종(29ㆍ194㎝)-오세근(26ㆍ200㎝) '빅3'다. 세 명 모두 부상 여파로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니다. 김태술은 왼 무릎이 좋지 않고, 양희종과 오세근은 오른 발목 수술 후유증을 안고 있다. 이들이 처음 손발을 맞춘 건 김태술이 복귀한 20일 오리온스전이었다.
'빅3'가 함께 뛰기 전에는 팀이 우왕좌왕했다. 게다가 외국인 선수 숀 에반스는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퇴출설이 나돌기까지 했다. 그러나 야전사령관 김태술이 돌아온 시점부터 팀이 안정적으로 돌아갔다. 양희종, 오세근 또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제 몫을 했고, 에반스도 제 기량을 발휘했다.
김태술은 "이제서야 제 자리를 찾은 기분이 든다"며 "아직 무릎이 안 좋아 왼발 스텝을 밟을 때마다 통증이 있지만 주축 선수로서 테이핑을 하고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다른 팀보다 출발이 늦었지만 시즌은 길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치고 올라가면 된다"고 밝혔다. 오세근 역시 "오른 발목에 힘을 못 줘 예전의 파워풀한 모습이 안 나오는데 하체 보강 훈련을 하면서 뛸 계획"이라며 "나는 나를 믿는다. 3라운드면 몸 상태도 괜찮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의 투지가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행여나 다치기라도 하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는 역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이 감독은 "선수들 몸 관리에 가장 신경이 쓰인다"며 "그래서 무리한 공격보다는 어느 선까지만 하고 외국인선수나 전성현, 김윤태 등 나머지 선수들이 공격하게끔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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