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투자부적격 등급의 계열사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제대로 된 위험 설명도 하지 않고 팔아 지탄을 받고 있는 동양증권이 반성은커녕 피해자들이 결성한 인터넷 카페를 감시하며 게시물을 내리라고 위협해 물의를 빚고 있다.
동양 계열사 회사채와 CP 피해자들의 모임인 '동양 채권 CP 피해자 모임'(cafe.naver.com/tongyangbond)의 회원인 '동양268'은 지난 23일 '증권사 사기 판매, 모르고 당한 자가 유죄? 알고 속인 자가 무죄?'라는 제목의 웹툰을 카페에 올렸다.
동양사태를 풍자한 이 웹툰은 외국인에게 동양증권 직원이 "한국에서는 회사채나 CP를 마음대로 발행할 수 있으며, 한꺼번에 5만명에게 홈쇼핑의 '마감임박'처럼 '묻지마 판매'를 할 수도 있다. 주 타깃은 60, 70대고 서류도 마음대로 고칠 수 있다. 정부도 못 본 척 한다"고 말해주고, 외국인이 "미국은 이렇게 하면 당장 빈털터리 되는데 과연 대한민국"이라고 대답하는 내용이다.
그러자 '동양증권 인터넷 담당자'라는 사람이 "동양증권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웹툰을 삭제하라는 쪽지를 보냈다. 이 담당자는 "이러한 글은 사태해결에 궁극적인 도움은 되지 않는 반면, 개인적으로 책임질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은근히 위협했다.
동양 피해자들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동양증권이 피해자에게 사과와 반성은커녕 카페를 감시하고 명예훼손을 운운하며 위협하는 데 대해 분노하고 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도 "웹툰에 사람의 실명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내용과 공익적인 목적 등을 감안할 때 충분히 위법성 조각 사유가 성립한다"면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피해자를 감시하는 동양증권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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