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김현수 쐐기포… 곰, 사자굴서 기선 제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김현수 쐐기포… 곰, 사자굴서 기선 제압

입력
2013.10.24 17:03
0 0

두산 김현수(25)는 무명 설움을 딛고 국내 최고의 왼손타자로 우뚝 선 신고선수 신화의 원조지만 유독 가을과는 인연이 없었다. 올해 역시 소속팀 두산은 정규시즌 4위로 턱걸이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지만 김현수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5타수 1안타로 타율 6푼7리, LG와 플레이오프에서도 타율 2할(10타수 2안타)에 그쳤다. 4차전에서는 벤치에만 앉아 있었다. 간판 타자로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중압감과 철저한 상대 전력 분석에 막힌 탓이다.

그런 김현수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는 "내가 꼭 뭔가 한다기보다는 민폐만 끼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나서겠다"고 마음의 짐을 덜어냈다. 마침내 그토록 기다렸던 한 방이 터졌다.

김현수는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3-1로 앞선 5회초 1사 후 삼성 선발 윤성환의 2구째 커브를 걷어 올려 오른쪽 스탠드에 꽂는 쐐기 솔로홈런(비거리 115m)을 쏘아 올렸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김현수는 오른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훌훌 날려버리는 홈런이자, 한국시리즈 기선 제압을 확인하는 쐐기포였다. 김진욱 감독은 경기 전 "몸 상태가 좋아졌다. 코칭스태프와 회의한 결과 '곧 터질 것이다'라는 의견이 많아 선발로 내보냈다"고 설명했는데 예언처럼 적중했다. 김 감독의 기대대로 김현수는 1회 첫 타석에서도 1루 쪽으로 강한 타구를 날렸으나 삼성 1루수 채태인의 호수비에 걸렸고, 두 번째 타석에서도 왼쪽으로 큰 타구를 보냈으나 다시 좌익수 최형우의 글러브에 아쉽게 빨려 들어갔다. 타격감만은 최고조로 돌아온 것을 위안으로 삼았는데 결국 홈런이 터진 것이었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 홈런이자 포스트시즌 통산 개인 6호 홈런이었다.

두산은 김현수와 손시헌의 홈런을 비롯해 장단 12안타를 몰아 쳐 예상을 깨고 7-2로 낙승을 거두고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정규시즌 4위 팀이 우승을 차지한 건 한 차례도 없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80%에 이른다. 9번 손시헌은 4타수 3안타 2타점, 8번 최재훈도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하위 타선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한국시리즈에 처음 등판한 두산 선발 노경은은 6.1이닝 동안 4안타 7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반면 3주를 쉰 삼성 타선은 산발 6안타에 그쳐 화력 대결에서 완패했다.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사상 첫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이 한국시리즈 1차전을 내 준 건 처음이다. 두 팀의 2차전은 25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