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와 진료 계약을 맺은 정신과 의사 2명이 수감 중인 마약사범을 진찰도 하지 않은 채 향정신성 의약품을 상습적으로 처방한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지검 진주지청은 24일 부산ㆍ창원ㆍ통영ㆍ진주 지역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진찰 없이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해 준 혐의(의료법 위반)로 부산의 모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장모(54)씨와 전북의 모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신모(45)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에게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받아 재소자들에게 전달한 A(35)씨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7월 사이 재소자 18명을 진찰하지도 않고 82차례에 걸쳐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장씨는 재소자의 지인이나 가족이 찾아와 정신불안증세 등을 호소하면 1인당 최소 5일에서 한달 간 복용할 수 있는 디아제팜ㆍ라제팜ㆍ졸피뎀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해왔다. 항불안제와 수면제에 해당하는 이 약품들은 과다 복용할 경우 판단력 및 뇌세포에 대한 통제기능이 저하돼 환각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장씨가 약품을 처방한 재소자 18명 가운데 17명은 마약사범이어서 이들이 마약 금단현상을 이 약품들로 대체해 온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신씨는 지난해 6월부터 1년여 간 마약사범 7명을 포함한 재소자 25명에 대해 진찰 없이 42차례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배된 A씨는 재소자 인적사항을 도용해 이들 의사에게 처방전을 받아 약품과 함께 등기우편으로 재소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재소자들 사이에 진찰 없이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지인 등을 의사에게 보내 처방전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진주=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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