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륜과 천륜이 무시되는 세상을 보면서 세상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 넣고 싶었습니다."
시낭송으로 제2의 인생을 연 최석용(63)씨는 30여 년 성우 경력을 살려 암병동과 복지시설, 학교를 돌며 무료로 시를 읽어 주는 봉사를 하고 있다.
최씨는 전주 MBC에서 근무하다 2010년 은퇴했다. 성우 출신답게 감성적인 음색과 연기력을 바탕으로 전달하는 그의 시낭송은 일품이다. 슬픈 시를 읽을 때면 시 속 화자처럼 표정과 목소리, 몸동작을 취하며 눈물을 흘린다. 듣는 사람들 역시 함께 눈물을 흘린다.
최씨의 독특한 낭송법은 거저 얻어지지 않았다. 그는 낭송 행사나 습작할 때 외에는 대부분 시간을 집 인근 뒷산에서 보낸다. 산에 올라 하루 4시간 이상 표정과 음색, 몸짓 등을 연구하고 직접 소리 내 낭송하는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은퇴 후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평소 시를 즐기는 취미와 성우로서 재능을 합해 보면 어떨지 생각했다"면서 "시를 읽기 시작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위로하고 지인들과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시 습작도 병행하며 시집 출간을 준비하고 있는 최씨는 "많은 사람을 위로할 수 있는 시를 쓰고 싶다"면서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퇴직자들에게 '여유가 된다면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누는 삶을 살아 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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