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들은 지금 경쟁력 제고를 위한 치열한 전쟁 중이다. 오랜 타성과 안주에서 벗어나, 한편으론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효율성을 높이고 다른 한편으론 새로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아울러 공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중소 협력업체들과 동반 성장 및 일자리 창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민간기업과 경쟁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목표를 구현한다는 것이 공기업들의 공통된 목표다.
현대인들한테 있어 전기는 공기와도 같은 존재다. 전기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란 상상조차 힘들 만큼 필수불가결한 '공공재'다. 최근 매년 여름, 겨울철마다 발생하고 있는 전력난은 오히려 우리가 얼마나 전기를 필요로 하는지 역설적으로 보여준 예다. 우리나라 전기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전력이 국민기업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때문에 한전은 안정적 전력 공급을 최우선에 두고 그 실현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발표한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 계획이 대표적이다. ESS란 심야 등 부하가 덜 할 때 생산된 전기를 잠시 저장했다가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는 낮 피크시간 때 전기를 공급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략망의 핵심.
이를 위해 한전은 2014년~2017년까지 4년 동안 총 6,560억원을 투자, 전국 변전소에 ESS 설비를 단계적으로 설치키로 했다. 특히 '주파수 조정'을 위해 전체 투자비의 95%를 투입하기로 했는데, ESS를 활용하면 지금처럼 일부 발전기가 전체 출력의 5%를 예비력으로 보유할 필요가 없어지고, 그러면 단가가 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발전기를 돌려야 하는 상황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전은 이로 인해 국가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연간 3,500억원, 전력구입비용 절감액은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배터리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가운데 ESS 사업은 신성장동력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며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물론, 국가 창조경제 구현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다양한 사회공헌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로에서 문을 연 'KEPCO(한전의 영문명) 희망카페 1호점'은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위한 복합문화공간. 커피와 베이커리, 문화가 어우러진 이 곳은 다문화 이주여성ㆍ청소년들을 고용하는 한편, 취약 계층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무료 바리스타 교육도 진행된다.
또 직원 급여의 일부분을 적립해 기금을 조성하는 '마이크로 크레디트 활용 희망무지개 사업'도 활발히 추진, 지난해와 올해 총 3억원을 사회적 기업 경영개선 및 취약계층 창업 자금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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