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만여명에 80% 이상이 1차 산업인 농업에 종사하는 경남 의령군이 전국 최고의 농산물 유통시스템 운영과 전국 최초의 홀로 사는 노인 공동주거제 도입 등 고령화 농촌마을 실정에 맞는 이른바 '지역 맞춤형'시책으로 부농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김채용 표' 富農프로젝트 대박
9급 공무원에서 1급까지 오른 '공무원 신화'의 주인공으로 37년간의 공직생활을 끝내고 2006년 고향으로 돌아온 김채용 의령군수는 위기의 농촌을 기회의 땅으로 바꾸기 위해 부농 프로젝트를 가장 먼저 뽑아 들었다.
김 군수는 농민들은 질 좋은 농산물 생산에 전념하고, 판매는 군이 책임지는 농업을 목표로 1등급 청정 농산물에만 사용되는 공동브랜드'토요애(土曜愛)'를 개발했다.
토요애는 '1년 365일 중 토요일은 의령 농산물이 소비자들의 식탁을 선점한다'는 의미와 '흙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우리 농산물을 사랑하면서 가족과 함께 즐거움을 나눈다'는 뜻을 담고 있다.
토요애 브랜드는 첫 선을 보인 2007년 대한민국 브랜드대상 등 3관왕과 함께 정부의 신활력사업으로 선정됐다. 2008년에는 지방자치경영대전에서 종합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아 일약 대한민국 명품브랜드 반열에 우뚝 섰다.
군은 브랜드 파워를 키우기 위해 2009년 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농산물 마케팅을 전담하는 토요애유통㈜을 출범시켰다.
군과 농협, 농민이 함께 만든 이 회사는 연간 매출 600억원을 돌파해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의 산지유통종합평가에서 전국 최우수 조직으로 선정됐으며, 회사 출범 후 농가소득도 30% 이상 껑충 뛰었다. 2015년에는 전국 최초로 1,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의령군에 노인 고독사는 없다
의령군은 전체 인구 중 30.5%(9,274명)가 노인인구다. 이중 39.7%는 혼자 산다.
김 군수는 이들 독거노인을 위해 2007년 10월 마을회관에서 함께 살면서 숙식을 하도록 하는 '독거노인 공동거주제'를 도입했다.
처음 의령읍 만상마을 등 2개 마을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하다 지금은 45곳에 280여명의 노인들이 함께 살고 있다.
군은 2008년부터 공동거주시설에 식사배달, 방문보건 등 사회서비스 제공을 연계했고, 긴급상황에 대비해 경찰서, 소방서 등 유관기관과 연계도 강화했다.
또 2009년에는 시설운영 및 지원조례를 제정, 각종 비품 지원과 시설 보강, 화재보험 가입 등과 함께 공과금, 난방비, 부식비 등으로 매달 3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2007년부터 7명의 노인이 오순도순 삶을 꾸려가고 있는 의령읍 만상마을 김순임(83) 할머니는 "혼자 있으면 끼니 거르기 일쑤고 적적했는데 여럿이 모여 사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군은 빈집이나 경로당, 마을회관 등을 개ㆍ보수해 공동거주지로 사용하고 있다.
공동거주제 시행으로 노인의 '4고(苦)'로 불리는 고독, 질병, 무위,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홀몸노인의 효율적인 안전망 구축과 노후생활보장이라는 성과까지 거두고 있다.
이와 함께 군립 노인병원과 보건소, 노인복지관을 신설해 노인종합복지타운도 완공했다.
노인공동거주제는 2008년 보건복지부로부터 노인복지 우수프로그램으로 선정됐고, 전국 지자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군은 올 연말까지 공동거주시설 5곳을 추가하고 밑반찬ㆍ음료 배달, 안부전화, 방문진료 등 맞춤식 노인복지정책과 함께 다양한 문화공연도 제공할 계획이다.
김채용 군수는 "고령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지역특성을 고려해 군민들 눈높이에 맞춘 맞춤형 시책으로 '행복한 의령'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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