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이기용 교육감의 지사출마 행보를 둘러싼 논란으로 얼룩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 충북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 교육감에게 맹공을 퍼부었고, 이 교육감은 애매한 답변으로 예봉을 피해갔다.
24일 충북도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이 교육감이 영동 포도축제, 괴산 고추축제 등에 꼬박꼬박 참석해 축사를 하는 등 올해만 교육과 연관이 없는 각종 행사에 57회나 참석했다"면서 "충북교육 발전을 위해 전념하겠다던 이 교육감이 외부행사에 집중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도의회 일정이 오후 2시에 잡혀있는 날에도 오후 3시에 전시회에 참석하고, 교육청 간부들을 이끌고 전통시장에서 장보기 행사를 하고 있다"며 "이 정도면 누가봐도 전형적인 정치인 일정"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김 의원은 "이런 행보 때문에 지역 언론들이 이 교육감을 내년 충북지사 선거 후보군에 포함시켜 지지율 조사까지 하고 있다"면서 "지사선거 출마에 대한 거취를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이에대해 이 교육감은 "행사는 초청장이 와서 갔고, 교육 이외에는 생각한 적이 없다"고 짧게 답변했다.
김 의원이 "내년 지사 선거에 출마하느냐"고 재차 물었으나 이 교육감은 다시 "교육 이외에는 생각한 적이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출마하지 않겠다고 깔끔하게 답변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이 교육감은 "현재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애매하게 답했다. 그러자 안 의원은 "출마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하지 않는 것은 출마할 생각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배재정 의원은 이날 국감에 앞서 낸 보도자료를 통해 "교육감은 엄격한 중립성을 요구받는 자리여서 선거 때도 정당을 표시하지 않는다"며 "지금이라도 교육감직을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배 의원은 "이 교육감이 참석한 외부행사에 교육장, 학교장이 대거 참석하고 있는데 관행을 넘어 줄 세우기를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수 성향의 이 교육감은 올해 들어 새누리당의 충북지사 후보군으로 떠오르면서 지역 언론들이 주요 후보로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 지난달 모 방송국이 실시한 도지사 선거 가상 대결 여론조사에서 이 교육감은 현 이시종 지사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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