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스마트폰 갤럭시S3에 문제가 있다는 중국관영 CCTV의 보도와 관련, 곧바로 사과성명을 내며 조기진화에 나섰다.
중국삼성은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CCTV의 보도 내용을 중시하며 심각하게 반성하고 있다”며 “중국 소비자들에게 깊은 사과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중국삼성은 문제가 된 일부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 등 7종의 휴대폰에 대해 무상수리를 실시키로 했다. 또 이미 수리비를 낸 경우는 이를 환불해 주고 똑 같은 문제가 2번 이상 발생할 경우엔 같은 제품으로 교환해 주기로 약속했다.
중국삼성은 그러나 문제가 발생한 휴대폰은 2012년11월30일 이전에 생산된 제품으로, 그 이후 생산된 제품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삼성의 성명 발표는 CCTV가 경제시사 프로그램인 ‘경제30분’(經濟半小時)을 통해 이틀 연속 갤럭시S3의 문제를 보도한 뒤 나온 것이다. CCTV는 21일 일부 갤럭시S3가 이유 없이 ‘먹통’이 된다고 주장한 데 이어 22일에도 애프터서비스 문제를 다뤘다.
CCTV의 외국기업 비판보도는 연초부터 계속되어왔다. 앞서 20일에는 스타벅스를 겨냥, 미국보다 중국에서 30%나 높은 커피 값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고, 지난 3월에는 애플의 애프터서비스 문제를 물고 늘어져, 팀 쿡 CEO의 사과까지 받아냈다. 8월에도 주요 수입차 제조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지나치게 비싼 값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관영언론이 문제를 제기하면 곧바로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규제당국이 반독점 조사에 나서고 결국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어, 중국 내 반외국기업 정서를 확산시키고 자국기업을 보호하려는 모종의 시나리오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삼성이 CCTV의 보도 바로 다음날 사과와 함께 수리ㆍ환불방침을 밝힌 것도,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을 의식하고 혹시 이어질 지 모를 삼성거부 정서형성을 조기 차단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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