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7개월 만에 유럽출장에 나선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질적 도약을 위한 3원칙을 제시했다. 정 회장이 강조한 세가지 원칙은 ▦품질의 고급화 ▦브랜드 혁신 ▦제품구성의 다양화다.
정 회장은 22일(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현대차 생산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유럽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는 지금 생산에 만전을 기해 유럽고객의 감성을 충족시키는 고품질 자동차로 브랜드 신뢰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유럽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현대ㆍ기아차는 시장점유율을 상승시키며 선전했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뒷받침되지 않아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며 "이제는 질적 도약이 중요한 시점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해 품질 고급화, 브랜드 혁신, 제품 구성 다양화 등을 추진해 미래를 준비하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어 슬로바키아 기아차 공장을 방문해서도 "개발과정은 물론 생산현장에서도 완벽한 품질을 구현해 브랜드 혁신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정 회장이 올 하반기 첫 방문지로 유럽을 선택한 이유는 유럽 시장이 올해를 바닥으로 점차 회복궤도 진입이 예상되기 때문. 전망기관들에 따르면 유럽시장의 내년 자동차수요는 올해보다 2.5% 늘어난 1,387만대를 기록하고, 2015년부터 완전 정상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현대ㆍ기아차의 미래는 녹록하지 않은 상황. 유럽 재정위기 발생 이후 지금까지는 현지 완성차 메이커들의 재정난으로 인해 반사이익을 누리며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앞으로 정상화 국면이 전개되면 결국 브랜드 인지도의 한계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게 현대차측의 자체 진단이다. 정 회장이 이번 유럽 현장방문을 통해 다시 한번 품질과 브랜드를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대응체제를 탄탄하게 구축해야만 유럽시장이 본격 회복세로 돌아섰을 때 글로벌 리딩 메이커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러시아와 슬로바키아 공장방문에 이어 23일(현지시각)에는 체코 현대차 공장, 독일 판매법인인 유럽총괄법인 등을 찾아 판매 전략을 집중점검 할 예정이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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