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합작의 우정을 쌓아온 삼성과 세계1위 유리회사인 미국 코닝사가 '빅딜'을 단행했다. 삼성은 미국 코닝사의 최대주주가 되고, 대신 합작회사의 지분은 모두 넘겼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3일 총 23억 달러를 투자해 코닝의 전환우선주를 취득하는 내용의 포괄적 사업협력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환우선주를 7년 후 보통주로 전환할 예정인데, 이 경우 7.4%의 지분을 확보해 코닝의 최대주주가 된다. 삼성은 다만 코닝 경영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으며, 이 같은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했다.
대신 삼성디스플레이가 갖고 있는 삼성코닝정밀소재(삼성코닝) 지분 43%은 코닝에 넘긴다. 삼성코닝은 삼성이 43%, 코닝이 50%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사로 1995년 설립돼 LCD 기판유리를 만들고 있다.
양사는 1973년부터 합작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이건희 회장이 미국 방문때면 코닝사를 자주 방문하고 코닝CEO도 삼성본사를 자주 찾을 만큼 돈독한 우정을 이어왔다. 삼성은 이번 지분매매로 향후 양사간 협력관계는 더욱 확고해지게 됐다고 밝혔다.
우선 삼성디스플레이는 코닝의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해 스마트 폰 강화 유리, LCD TV 유리기판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는 동시에 갈수록 비중이 커지는 특수유리, 광섬유 등 새로운 소재 개발 등에서 유리한 쪽으로 연구ㆍ생산을 진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신 삼성이 LCD 기판유리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삼성코닝에서 손을 떼는 것은 TV와 IT기기 등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LCD보다 OLED로 흐름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중장기적 산업 구조에 대응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코닝과 5대 5 비율로 OLED 유리기판을 생산하는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도 세웠다.
박원규 삼성코닝 사장도 이번 결정배경으로 LCD 산업이 성숙기에 진입해 수요가 정체되고 일본 업체들이 가격을 크게 내리면서 판매 가격이 떨어지는 등 삼성코닝이 2010년부터 역성장을 해온 것을 들었다.
코닝은 삼성디스플레이라는 안정적 공급처가 최대주주가 돼 경영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게 된 동시에 삼성코닝에 대한 단독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회사 운영의 재량권을 갖게 됐다. 코닝 관계자는 "미국 중국 일본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생산시설을 통합 관리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삼성코닝 지분(7%)가 정리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삼성코닝의 유일한 개인 주주였던 홍 회장은 2011년 2,464억원, 2012년 1,300억원, 2013년 975억원을 배당 받으며 '고액 배당'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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