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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보내주마" vs "기적 보여주마"

입력
2013.10.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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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끝낸다.""끝까지 가자."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하루 앞둔 삼성과 두산이 양보 없는 출사표를 던졌다. 류중일 감독과 최형우, 배영수(이상 삼성), 김진욱 감독과 홍성흔, 유희관(이상 두산)은 23일 대구 시민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승부욕을 불태웠다.

사상 첫 정규시즌 3연패를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3주간 충분한 휴식을 취한 삼성은 '초전 박살'을, 4위로 턱걸이해 준플레이오프부터 혈전을 치르고 올라간 두산은 이번에도 '뚝심의 승부'를 다짐했다. 6차전 승부를 예상한 류 감독은 "3주 동안 훈련과 휴식을 병행하며 준비를 잘 마쳤다. 최초로 3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이에 맞서는 김 감독은 "지금까지도 기적처럼 올라왔지만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해 최종 7차전에서 삼성의 3연패를 깨겠다"고 도전장을 던졌다. 배영수와 최형우는 5차전 우승을 자신했고, 홍성흔과 유희관은 6차전을 전망했다. 삼성은 체력이 소진된 두산을 초반에 밀어붙이겠다는 전략이며,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처럼 장기전으로 이어지면 분위기를 앞세워 또 한번 '미러클'을 노려보겠다는 야심이다.

류 감독은 1차전 선발로 예고한 윤성환에 대해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1차전 선발로 나서는 등 2승을 거뒀다. 현재 우리 투수 중에서 컨디션도 가장 좋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왼 손목뼈 수술과 무릎 부상으로 각각 엔트리에서 제외된 주전 유격수 김상수와 2루수 조동찬의 공백을 메울 '키스톤 콤비'로는 정병곤과 김태완을 낙점했다. 이어 6번 타순으로 확정한 이승엽과 왼손투수 차우찬의 역할에 큰 기대를 보였다. 김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는 최재훈과 정수빈이 좋은 활약을 보였는데 한국시리즈에서도 다른 선수들이 미쳐줬으면 좋겠다"고 바램을 나타냈다.

삼성은 두산의 '발 야구'를 경계했으며 두산은 삼성의 마무리 오승환 공략과 이승엽, 최형우 등 좌타라인 봉쇄를 화두로 꼽았다.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는 체력 탓에 도루를 자주 시도하지 않았지만 마지막인 만큼 모두 뛰도록 하겠다"고 기동력 부활을 선언했다. 양 팀 주장도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최형우는 "늘 해 오던 한국시리즈라 긴장하는 것도 없고 오히려 기다리느라 지쳤다.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성흔은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우리 선수들이 정말 차분하게 경기를 잘 풀었다. 삼성은 약점이 없는 팀이지만 작전을 잘 짜서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두 팀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시작해 2001년과 2005년에 이어 4번째 정상에서 만났다. 1982년과 2001년은 두산이 우승했고, 2005년엔 삼성이 두산을 4전 전승으로 완파하고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두 팀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24일 오후 6시 대구구장에서 열린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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