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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올해 투자 죽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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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올해 투자 죽쒔다

입력
2013.10.2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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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부족으로 나라 곳간에 구멍이 뚫린 가운데, 13조원이 넘는 우리나라 주요 연금ㆍ기금의 운용 수익률마저 올 들어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자본시장 상황 악화와 투자 운용사의 무능력이 겹쳤기 때문이다.

22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연기금 투자풀(Pool) 성과평가보고서(9월)'에 따르면 머니마켓펀드(MMF), 채권형, 혼합형, 주식형에 분산 투자된 여유자금의 평균 수익률이 지난해(4.3%)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2.3%대로 급락했다. 2002년 조성된 투자 풀의 역대 평균 수익률은 4.3%이며 2008년 금융위기 때도 3%대를 유지했는데, 2%대 초반으로 하락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연금ㆍ기금이 국민들로부터 거둔 보험료나 부담금 중 고유 사업에 쓰고 남은 부분을 공동 펀드형식으로 모아 놓은 게 '연기금 투자풀(Pool)'인 만큼, 수익률 하락은 국부의 운용수익률이 그만큼 하락했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부문별로는 2조5,367억원이 운용 중인 MMF 수익률(2.67%)이 지난해(3.27%)의 3분의2 수준으로 하락했다. 국민에게 거둔 부담금 가운데 6조5,000억원을 묻어 둔 채권 부문 수익률(2.6%) 역시 지난해(4.58%)의 절반 수준을 간신히 넘긴 실정이다. 주식ㆍ채권에 함께 투자하는 혼합 부문(1.76%)과 주식 부문 수익률(0.46%) 역시 전년(혼합 4.72%ㆍ주식 7.18%) 대비 크게 악화된 상태다. 이에 따라 투자풀에 맡겨진 자금(9월말 현재 13조3,379억원)이 2012년(10조6,695억원)보다 2조7,000억원 가량 늘어났는데도, 운용수익 규모는 3,200억원 내외로 지난해(4,500억원)보다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위탁을 받아 투자풀을 관리하는 민간 운용사는 저조한 수익률을 불안한 국내 채권시장과 국제금융시장 상황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상황 악화와 함께 부실 운용도 한 몫을 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한 관계자는 "MMF를 제외한 채권, 혼합 부문 수익률 모두 정부가 제시한 기준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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