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심리전단 요원의 트위터 글을 퍼 나른 국군 사이버사령부 소속 530단(심리전단) 요원이 지난해 대선 당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SNS미디어본부장인 윤정훈 목사의 트위터 글들도 리트윗(재전송)한 사실이 22일 밝혀졌다.
윤 목사와 국정원 심리전단은 물론 사이버사령부 530단까지 3자가 대선 당시 트위터를 통해 서로 연계된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선거개입 공조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앞서 21일 서울중앙지검을 대상으로 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윤 목사 트위터 계정과 국정원 심리전단과 관련된 10개 계정이 대선에서 같은 글을 놓고 서로 리트윗 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정원 대선 개입의혹을 수사한 윤석열 여주지청장은 박범계 의원의 이 같은 내용의 질문에 "그렇게 보고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민주당 등에 따르면 사이버사령부 530단 군무원 A씨(트위터 아이디 'zlrun')는 지난해 6~7월 자신의 트위터(@ekfflal)를 통해 윤 목사 트위터(@JunghoonYoon) 글을 5건 재전송했다. A씨는 윤 목사의 트위터에서 대선 6개월 전인 지난해 6월 3일 "남북국가연합하려고 임수경 국회의원 앉힌 민주통합당 종북 실체 드러났군요"라는 글을 리트윗 하는 등 윤 목사와 연관된 사실이 확인됐다. A씨의 트위터 글은 의혹이 불거진 지난 15일 이후 대부분 삭제돼 확인이 되지 않고 있지만 대선 직전 상호간에 훨씬 더 많은 리트윗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A씨는 국정원 심리전단 요원의 트위터 계정 2곳(@taesan4, @go_eunbee)의 글 4건을 재전송한 사실도 확인됐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사이버사령부 요원 4명의 정치 댓글 의혹에 대한 합동조사 중간수사 발표에서 "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고 별도의 (상부) 지시는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대 차원의 조직적 개입 여부와 여타 기관의 연관성 등을 밝히기 위해 오늘부터 수사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방부 조사본부는 사이버사령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530단 요원과 간부들의 개인용 컴퓨터와 사무실, 개인 서류, 국방부 등으로부터 받은 공문 등을 확보해 조직적 개입ㆍ국정원과의 연계 의혹 등을 규명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과 현 사이버사령부 1차장, 530단장이 같은 시기에 합참 민군심리전부에 근무했다는 국정원ㆍ사이버사령부 간 연계 의혹에 대해서는 "3명이 같은 시기에 근무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 브리핑 직후 합동참모본부 대상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증인들이 이를 부인해 '거짓말 해명'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사건이 불거지고 일주일이 지나도록 내부 조사를 통해 얻은 결과가 '개인적 차원'에 선 긋기에 불과하다는 것은 진상조사가 진상 은폐를 위한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며 "즉각 외부 수사기관에 의한 수사를 스스로 요청하는 것이 맞다"고 반발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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