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결혼 비용이 평균 5,000만원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고 3억여원부터 최소 300여만원까지 격차가 컸지만, 결혼의 사치풍조 탓에 남보다 호화롭게 치러야 한다는 의식은 여전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당사자와 혼주 각각 500명씩에게 '결혼지출 비용과 부담감 등 인식실태'에 대해 설문한 결과, 주택 마련 비용을 제외한 1인당 평균 결혼 비용이 5,198만원(남성 5,414만원, 여성 4,784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지출내역을 살펴보면 혼수가 평균 1,594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예식 비용이 1,239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예물(737만원), 예단(665만원), 신혼여행(409만원) 등도 큰 부담이 됐다.
예상대로 소득계층별 차이가 컸다. 월 300만원 이하 소득 가구의 결혼 비용은 4,093만원인 반면 월 800만원 이상은 7,239만원으로 두 배 가량 차이 났다. 1인당 최소 비용(334만원)과 최대 비용(3억3,650만원)의 격차는 무려 100배에 달했다.
특히 예식 비용은 1인당 최소 120만원부터 최대 1억1,900만원까지 큰 차이를 보였다. 식을 치르는 장소에 따라 호텔이 평균 2,414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일반 예식장(1,528만원), 공공시설(1,441만원), 종교 시설(1,418만원) 등의 순이었다.
결혼 비용 외 신혼 집 구입에 들인 돈은 평균 2억7,200만원이었다. 월 300만원 이하 소득 가구는 평균 2억6,100만원, 월 800만원 이상은 3억6,900만원이었다. 전세의 경우 평균 1억5,400만원이 필요했는데, 소득계층별 평균은 1억2,200만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차이를 보였다.
이런 세태에 대해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85%)은 '호화 사치 풍조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사치스런 결혼식이 지속되는 이유에 대해선 '남만큼 호화로운 결혼식을 치러야 한다는 생각 때문'(27.6%), '물질 만능 풍조'(24.6%) '사회 지도층의 과시적 혼례'(21.5%) '건전한 결혼 모델 부재'(17.4%) 등을 꼽았다.
물론 응답자의 77%는 공공시설에서 저렴하게 치르는 결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어려운 식장 구하기(20.5%), 계약에 없는 서비스 추가 또는 비용 요구(19.3%), 서비스 종사원의 불친절(3.0%) 등의 불만 및 피해도 여전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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