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폭로'로 세상에 알려진 미 국가안보국(NSA)의 개인정보 수집활동 대상에 최우방인 프랑스와 이웃 멕시코까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통신 감청은 프랑스 국민의 사생활 침해하는 것으로 친구나 우방 사이에선 용납될 수 없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앞서 프랑스 르몽드는 미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기밀분서를 분석해 NSA가 지난해 12월 10일부터 한달 간 7,030만 건의 프랑스 내 전화 통화를 녹음했다고 보도했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찰스 리브킨 주프랑스 미국 대사를 불러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제이 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정보수집 방식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미국과 프랑스 정상이 외교 채널을 통해 이번 사안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동 평화회담 참석 차 이날 파리를 찾은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프랑스는 미국의 가장 오래된 우방 중 하나"라며 "각국과 이 문제에 대해 계속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파비위스 장관은 22일 케리 장관과 회담할 예정인데, NSA 문제도 의제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망했다.
BBC방송은 프랑스 정부가 과거 미국과 비슷한 감청 활동으로 고발된 사례를 거론하며 "프랑스의 강한 반발은 국민 여론을 감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르몽드는 7월 프랑스 정보기관인 대외안보총국(DGSE)이 광대한 분량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의 펠리페 칼데론 전 대통령도 재임 시절인 2010년 5월 미 첩보당국이 자신의 이메일을 해킹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개인적 차원을 떠나 조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스노든 파일을 인용, NSA가 칼데론 당시 대통령의 이메일 서버와 엔리케 페나 니에토 현 대통령의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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