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미국행 비자를 받지 못해 미주지역 재외공관에 대한 국정감사에 나서지 못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외통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 의원은 '미주팀'의 일원으로 17~27일 미국과 남미 등지의 주요 공관에서 열릴 국감에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미주국감을 위해 출국하기 직전 외교부로부터 '비자가 발급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로 인해 정 의원은 부랴부랴 유럽팀원인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과 자리를 맞바꿨고, 주미 한국대사관 등에 대한 국감은 새누리당 의원 5명과 민주당 의원 1명으로 진행됐다.
국회 주변에서는 정 의원이 비자를 발급받지 못한 이유를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여파 때문 아니겠느냐"는 얘기도 있고, "지난해와 달리 미국에 입국했다가 출국한 뒤 다시 입국할 수 있는 '복수비자'를 신청했기 때문"이란 추측도 나왔다.
일각에선 정 의원이 1989년 '전대협 결사대'의 일원으로 주한 미대사관 점거농성에 참여한 전력을 꼽기도 한다. 실제 16대 국회 당시 민주당 장영달ㆍ임종석 의원이 민주화운동에 따른 전과 경력이 문제가 돼 미국 비자발급이 거부된 바 있다.
정 의원 측은 내심 외교부를 의심하고 있다. 야당 의원이 국감에 불참하는 게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 외교부가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미주팀 국감에서 일본의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미국의 지지와 관련해 대미외교 부재에 대한 질타가 쏟아질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정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비자를 내주고 올해에는 내주지 않아 솔직히 좀 황당했다"면서 "현지 국감에는 못갔지만 실속없는 대미외교의 문제점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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