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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비구니부 신설해 여승 권익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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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비구니부 신설해 여승 권익 확대한다

입력
2013.10.2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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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불교 종단인 대한불교 조계종이 비구니 스님(여승)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비구니부' 신설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31일 출범하는 제34대 자승 총무원장 집행부가 비구니부 신설과 비구니특별교구 설치 등을 통해 비구니의 종단 참여 확대와 권익 향상에 기여하기로 했다"며 "이는 자승 총무원장이 제시한 공약의 하나"라고 22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음 달 중에 비구니부 신설 등 조직 개편을 위한 기획단(TF팀)을 구성할 것"이라며 "지난 10일 총무원장 선거에서 야당 격인 3자연대도 비구니 스님들의 권익 향상에 노력하겠다고 밝힌 만큼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종의 비구니부 신설은 2003년 제31대 총무원장인 법장 스님이 종책 과제로 제시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법장 스님은 대신 총무원 문화부장에 비구니인 탁연 스님을 발탁했다. 조계종 사상 처음으로 비구니 스님을 총무원 고위직인 집행부의 장으로 등용한 것이다.

2012년 조계종 발표에 따르면 조계종 승려는 비구 6,458명, 비구니 6,658명으로 비구니가 좀더 많지만 종단 내 '권력'에서는 크게 차이가 난다. 종정, 원로회의 의원, 총무ㆍ교육ㆍ포교ㆍ호계원장, 호계의원 등 주요 직책의 자격 요건을 비구로 제한해 원천적으로 비구니 스님들을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중앙종회 임시회에서는 승려의 잘못을 조사하는 호계원의 위원으로 비구니를 참여시키는 종헌 개정안이 일부 비구 스님들의 강한 반대로 부결됐다. 당시 종회의원 81명 중 10명인 비구니 스님들이 이에 항의해 전원 퇴장하기도 했다.

사찰의 기본 단위인 교구 본사도 모두 비구 스님들이 주도하고 있고, 비구니 사찰 수도 비구 사찰의 10분의 1 수준이다. 지난 10일 치러진 총무원장 선거에서도 전체 선거인단 311명 가운데 비구니 스님은 중앙종회 의원 10명을 포함해 26명으로, 전체의 8.36%에 그쳤다.

전국비구니회 관계자는 "조계종단이 최근 30년간 크게 성장했지만 비구니의 교계 내 지위에는 아직도 많은 불평등 요소가 적지 않다"며 "제34대 집행부가 비구니의 실질적인 역할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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