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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술인의 시간] <42> 병주고 약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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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술인의 시간] <42> 병주고 약주고

입력
2013.10.2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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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라도 태어나면서 귀격(貴格)과 천격(賤格)이 명확히 정해지며 그로 인해 운명도 그렇게 흘러간다는 것이 역학의 기본 방향이다.

이는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라면 그 어느 것 하나 예외 없이 그러한데 애완동물 중 개나 고양이 조차도 태어난 날과 시간에 따라 그 삶의 방향이 서로 완전히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강아지는 부자 주인을 만난 덕에 사람들도 누리기 어려운 호화스러운 생활을 하는 반면, 어떤 강아지는 식은 밥 얻어 먹기도 힘든 환경에서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

흥미로운 것은 비록 동물이라고 하더라도 태어난 날과 시간에 따라 그 성격이나 행동상의 특징이 사람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 있다.

어떤 분이 집에서 키우고 있는 개 한마리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 분은 집에 여러 마리의 개를 키우고 계셨는데 몇 달 전부터 갑자기 다른 개들을 괴롭히기 시작하고 주인의 말도 잘 듣지 않아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하셨다.

마침 그 분은 그 개의 출생일시를 정확히 알고 있었는데 기사(己巳)월 경인(庚寅)일 무인(戊寅)시에 태어났다고 했다.

기사월 경인일 무인시에 태어난 동물의 경우 사회성이 매우 뛰어나고 주변 다른 무리들과의 관계에 있어 우두머리로써의 역활을 맡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경인일 무인시에 태어났으니 몸집도 다른 무리보다 다소 크고 남에게 지지 않으려고 하는 성향도 자주 나타난다.

하지만, 기사월의 영향으로 인해 다소 표리부동하고 내심 까다로우며 포악스러운 면과 게으른 면이 함께 나타나므로 실질적인 우두머리가 아닌 2인자로써의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원숭이처럼 무리지어 살아가는 동물들이나 애완동물도 여러 마리를 모아 키우게 되면 이러한 특징이 더욱 명확하게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사람도 그러하고 자연계의 모든 피조물이 다 그렇다고 필자는 보고 있다.

이 분의 개는 금년도 운에서 자신의 권력, 위치와 관련되어 하극상의 시기이므로 자신도 아래로부터 도전을 받고 스스로 위로 공격도 하는 시기인지라 한 마디로 자리다툼이 그 원인이라 하겠다.

따라서, 약 1~2개월 후면 자연스레 문제가 해결되나 주인 입장에서 그 과정이 너무 길다고 생각된다면 다른 개들과 따로 격리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 후 주인은 그 개를 따로 격리시켰고 몇 달 후 상황이 안정되자 다시 합사 시켰다고 했다.

동물을 많이 접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것이지만 그 생김새는 비슷 비슷하나 성격이 모두 제각각이라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 같이 사주(四柱) 이론으로 접근하게 되면 조금이나마 의구심이 해소될 수 있겠다.

필자는 인간을 가리켜 '만물의 영장(萬物之靈長)'이라는 표현에 대해 절대적으로 그렇지 않으며 이는 매우 교만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대 자연계 속의 인간은 만물(萬物) 중 극히 일부분만 차지하는 피조물에 불과하는 존재이지 영장(靈長)의 위치에는 결코 다다를 수 없다.

어떤 면에서 보면, 여러 명분이나 이유로 인해 오히려 자연계의 균형을 처참하게 깨뜨리는 주요 원인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게하는데 며칠 전 방문한 어느 교수님께서 '인간을 창조한 신(神)은 세디스트(sadist)인 듯 하다' 라고 하신 말씀에 필자도 크게 공감을 표했었다.

그런데, 신(神)은 세디스트(sadist)의 성향이 분명 있다고 보나 한편으로는 정반대의 성향도 동시에 있는 듯 한데 미국 주디 드레이퍼 (Judy P. Draper) 판사를 보면 그러하다.

어제 방송을 통해 그녀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녀는 한국인 어머니와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여성으로써 수 많은 인종차별과 여러 어려움들을 모두 이겨낸 후 미주리주 최초 아시아계 여성 판사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어린 시절 학교에 갔다가 못생겼다고 오물을 뒤집어 쓰거나 이유 없이 두들겨 맞기도 하고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인해 옷을 만들어 입는 등 편치 않은 삶을 살았다고 했다. 그러한 그녀가 판사의 자리에 올랐으니 그 자체로써 인간승리라고 할 수 있겠는데 필자가 가장 감동받았던 점은 그녀에게서 기문(奇門)의 천심(天心)성의 성향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천심(天心)이 사주에 자리를 잡게 되면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위하고 아끼게 되며 사랑으로 보살피게 되는데 주로 격이 높은 의사, 종교인, 봉사자 등 에게서는 볼 수 있으나 정치인, 판사, 검사에게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다만, 판사의 경우는 사주의 정인(正印).정관(正官)의 영향으로 인해 정의와 바름을 그 무엇보다도 우선하기는 하나 기문의 천심성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는 보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주디 드레이퍼 (Judy P. Draper) 판사의 경우는 온화하고 인자한 그녀의 외모에서도 그러하듯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가식이 아닌 진심으로 그들을 대하는 것을 보고 필자는 크게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경우를 볼 때 신은 한편으로는 세디스트(sadist) 임에는 틀림없겠으나 주디 판사와 같은 분을 태어나게 하신 것을 보니 분명 정반대의 성향도 가지고 계심을 부정하기 어려울 듯 하다.

이는 마치 '병주고 약주고'와 같다고 하겠는데 양이 있으면 음도 있으니 무작정 신을 원망할 수 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조그마한 바램이 있다면 우리나라에 주디 판사와 같은 분들이 좀 더 많았으면 하나 현실을 보니 아직은 때가 아닌 듯 하니 이 점이 다소 아쉽다 하겠다.

잠시 감동이 밀려왔지만 현실을 보니 아직 갈 길이 멀다.

역술인 부경(赴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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