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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에 유괴된 아이 친부모는?" 팔 걷은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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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에 유괴된 아이 친부모는?" 팔 걷은 유럽

입력
2013.10.2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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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 부부에게 키워진 4살 가량의 금발 여자 아이의 친부모 찾기에 세계 각국이 나섰다. 범죄자 인도 등이 아닌 친부모 찾기에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가 공조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리스 경찰은 16일(현지시간) 중부 파르살라의 집시촌에서 유괴된 것으로 의심되는 아이를 발견했다. 집시촌의 마약과 불법무기 단속에 나선 경찰은 아이의 겉모습이 집시 부부와 전혀 닮지 않은 것을 수상히 여겨 유전자 검사를 진행한 끝에 친자가 아님을 밝혀냈다. 미국 CNN 방송은 집시 부부가 '마리아'란 이름으로 2009년 아테네 시청에서 발급받은 출생신고서를 내보이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결국 아동유괴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30대 후반인 집시 부부의 자식이 이번에 구조한 아이를 포함해 모두 14명 달한다는 사실에 주목해 다른 아이도 유괴했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집시 부부는 그리스에서 집시는 물론 그리스인도 복지수당 추가 수령을 위해 허위로 출생 신고를 하는 사례가 많다며 자신들의 유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리스의 부모들은 올해 5월까지 출생신고를 중앙정부가 아닌 지자체에서 관리해왔던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 중복 출생신고를 통해 다자녀 정부 지원금을 챙기는 사례가 많았다.

AP통신은 현지 언론 보도를 인용, 이번에 구조한 아이도 서로 다른 도시 3곳에서 출생신고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자녀들의 생년월일을 놓고 보면 집시 부부의 부인은 4개월마다 출산한 경우도 있었다. 이들 부부는 매달 정부지원금으로만 2,500유로(360만원)를 챙겼다.

그리스 경찰은 구조된 아이의 겉모습이 동유럽인 혹은 북유럽인으로 보이는데다, 그리스에 접수된 실종 신고와도 일치하지 않는다며 인터폴에 친부모 찾기 도움을 요청했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인터폴이 아이의 구조 직후 사진과 컴퓨터 그래픽을 통한 어릴 적 예상 모습을 만들어 북미와 유럽회원국을 중심으로 조만간 배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 미국 CBS, NBC 방송 등 서방 주요 언론들도 앞다퉈 관련 소식을 전했다. CBS는 "아이의 친부모를 찾는 것이 관련 수사보다 더 시급하다"며 "현재 아이 부모의 거주 가능성이 높지만 사건의 관심도가 낮은 북ㆍ동유럽에 더욱 아이의 얼굴을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스 경찰은 "집시 부부가 현재 유괴를 부인하고 있다"며 "처음 아이를 키우게 된 과정만 밝히면 유괴인지 단순 보조금 중복 수령인지 혐의가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집시 부부의 첫 공판은 빠르면 21일 열릴 예정이다. 아이는 현재 아테네의 한 자선단체에서 보호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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