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0개 과학고의 원서접수 결과 입시 경쟁률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하늘교육, 진학사 등 입시업체에 따르면 2014학년도 과학고의 일반전형 지원자는 1,365명 정원에 4,477명이 몰려 경쟁률 3.28대1을 기록했다. 다만 사회통합대상자전형을 합한 평균 경쟁률은 2.93대1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지난해 일반전형 경쟁률은 3.04대1이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정부가 일반고 살리기 정책의 일환으로 자율형사립고 규제를 강화하면서 우수한 학생들이 과학고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며 "향후 진행될 면접이 합격 당락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고 일반전형 경쟁률 상승
올해 신입생을 모집하는 과학고는 총 20개교다. 대전과학고와 광주과학고가 과학영재학교로, 대전 동신고가 대전동신과학고로 바뀌면서 지난해보다 한 학교가 줄었다. 전체 모집정원 역시 1,776명에서 1,706명으로 감소해 일반전형 경쟁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20개교 중 12곳의 경쟁률이 올랐는데,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곳은 경기북과학고였다. 80명 정원에 458명이 지원해 5.73대1을 기록했다. 사회통합대상자전형 정원 20명까지 포함한 평균 경쟁률(5.12대1) 역시 전국 20개 과학고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 이 학교의 평균 경쟁률은 4.49대1이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경기 지역은 전국에서 중학생이 가장 많을뿐더러 2010년 경기과학고가 영재학교로 바뀌면서 경기북과학고가 도내에서 하나뿐인 과학고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3위는 각각 4대1과 3.92대1을 기록한 제주과학고와 강원과학고였다. 지역 내 유일한 과학고이면서도 제주과학고 32명, 강원과학고 48명 등 선발인원이 적어 경쟁률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률이 가장 낮은 학교는 2.21대1을 기록한 경산과학고였다.
면접시 인성 평가도 중요
과학고 입시는 1단계 서류, 2단계 면접 전형으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 학생부, 자기개발계획서, 추천서 등을 바탕으로 최대 2배수까지 선발한 뒤 방문면접과 소집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가른다.
11월 중순까지 이뤄지는 방문면접은 입학담당관 2명이 지원자의 학교를 찾아가 진행한다. 방문면접 전후로 실시되는 소집면접은 지원자가 원서를 제출한 과학고에서 실시된다. 면접은 주로 응시생이 제출한 자기개발계획서 등을 토대로 질문이 나온다. 따라서 계획서에 적은 내용을 완전히 숙지하는 것은 물론 '왜 했나' '어떻게 했나'와 같은 형식의 예상 질문을 10여개 이상 뽑아 놓은 뒤 답변을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김희동 소장은 "교사, 친구 앞에서 실전연습을 할 때는 동영상을 촬영해 정확한 발음, 여유 있는 표정과 함께 본인의 생각을 머뭇거리지 않고 잘 전달했는지 점검해볼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면접에서 수학ㆍ과학 관련 질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인성 평가다. 지난해 경북과학고는 '500년 후 꺼낼 타임캡슐에 넣을 물건 5가지 이상 고르고,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 '최고의 과학상을 받을 과학자의 태도 5가지를 제시하시오'와 같은 문제를 냈고, 한성과학고도 '팀별 과제시 비협조ㆍ비협력적인 팀원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서술하라'고 물었다.
이 같은 질문이 나왔을 때 교과서에 나올 법한 답으로는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창의성, 협력, 갈등 관리 등 주요 인성 평가요소에 맞게 본인의 경험을 정리해두면 면접관이 질문했을 때 횡설수설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임성호 대표는 "어떤 과목에 관심이 있고 졸업 후 기초학문 분야에서 어떤 연구를 하고 싶은지 등 본인이 과학고에 진학해야 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 기말고사도 챙겨야
지난해 입시가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바뀌면서 과학고에서는 중학교 내신 반영 범위를 늘렸다. 내신 성적은 응시생의 학업능력, 성실성 등을 보여주는 전형요소이기 때문에 내신 성적 관리는 마지막까지 소홀히 하지 않는 게 좋다. 충북ㆍ경남ㆍ창원과학고 등은 2학년 1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의 성적을 반영하지만 다른 곳의 반영 폭은 이보다 더 넓다. 대구일ㆍ부산ㆍ전남과학고는 1학년 1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의 내신 성적을 반영한다. 특히 경기북ㆍ인천ㆍ충남과학고는 중학교 전 학년 성적이 들어가기 때문에 2단계 면접 전형 준비와 함께 중학교 마지막 기말고사에도 신경 쓰는 게 좋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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