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 CCTV가 지난 3월 애플의 서비스 문제를 집중 공격한 데 이어 이번엔 스타벅스 커피 가격이 너무 높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CCTV의 뉴스채널과 영문채널은 20일 '스타벅스 커피 가격 조사'란 기획 방송을 통해 스타벅스가 중국 시장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인도 뭄바이에서 한 잔에 14.6위안(약 2,500원)에 팔리는 스타벅스의 '톨 사이즈 라테'(우유를 탄 354ml 용량의 커피)가 중국 시장에선 27위안(약 4,7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미국의 뉴욕(19.98 위안)보다 30% 이상 비싼 것인데다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영국의 런던(24.25위안)보다도 높은 것이라는 게 CCTV의 지적이다.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싼 중국에서 이처럼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으로 폭리를 누리고 있다는 게 CCTV의 비판이다. CCTV는 실제로 회계 감사 보고서를 바탕으로 스타벅스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영업이익률이 무려 36%로, 스타벅스의 전 세계 영업이익률(16.4%)보다 2배 이상 높다고 강조했다.
스타벅스는 현재 중국에서 직영점 600개를 포함, 1,0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국가별로 볼 때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CCTV의 보도와 관련, 이날 인터넷에서는 스타벅스 보다 더 비싼 커피들도 많은 중국에서 유독 스타벅스를 공격한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CCTV는 올해 외국 기업들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지난 3월 애플의 애프터서비스 문제를 지적, 팀 쿡 최고경영자의 사과를 받아낸 데 이어 8월에는 주요 수입차 제조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지나치게 비싼 값을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CCTV 이외에도 중국에선 최근 외국산 분유와 외국 제약 회사들이 잇따라 언론의 도마에 올랐다. 관영 언론이 문제를 제기하면 곧바로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규제 당국이 반독점 조사에 나서 거액의 과징금을 매기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어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냔 시각도 적잖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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