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삼성전자간 미국 내 특허소송의 항소심 재판을 맡은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AFC) 법원장이 애국적 판결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3 한미 지식재산소송 컨퍼런스' 참가를 위해 방한한 랜들 R.레이더 CAFC 법원장은 21일 '미국이 유독 애플에 유리한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미국 법원은 사실 관계와 법률에 기초해 공정한 판단을 내려왔다"며 "(항소심에서도) 원ㆍ피고의 국적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레이더 법원장은 이어 "최근 미 법원에서 재판 과정 중 국적을 강조했다는 이유만으로 결과가 뒤집힌 판례가 있다"고 소개하면서 "공정한 재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그는 향후 항소심 재판 일정에 대해 구체적 답변을 피하면서 "90% 이상의 사건이 그러하듯 (이번 소송도) 구두변론이 끝난 뒤 3개월 안에 판결을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앞서 1심인 미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작년 8월 배심원들이 애플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평결을 내려 '애국 재판'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북부지방법원은 배심원 평결 등을 토대로 지난 3월 "애플에 5억9,950만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는데, 삼성전자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또 오바마 미 대통령이 두 회사 제품에 대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수입금지결정과 관련, 애플에만 거부권을 행사하고 삼성전자에는 수입금지를 그대로 명령하자 '보호주의'논란은 더욱 커졌다. 삼성전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CAFC에 항소한 상태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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