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최근 10년간 직원 가족이 대표이사인 업체들과 200억원대의 납품 계약을 맺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채익 의원에 따르면 한수원이 지난 2002년 이후 직원 가족이 세운 협력업체들과 맺은 납품계약은 총 245건, 계약금액은 210억 642만원에 달했다. 해당 납품업체들은 총 61곳으로, 직원의 부모가 대표인 회사가 34곳으로 가장 많았고 배우자 부모 11곳, 형재자매 10곳, 배우자 5곳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 업체와 관련된 직원들 중 4명은 납품계약 관련 부서에 근무했으며, 이 중 일부는 납품 과정에도 적극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컨대 한울발전소 직원 A씨는 한전 KPS를 통해 지입자재를 구매하면서 본인이 직접 친족의 업체로부터 견적서를 받는 등 내부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덕분인지 2008년 협력사에 등록된 이 업체는 이후 76건의 계약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한수원의 조치는 무디기만 했다. 행동강령 위반에 해당하는 A씨의 경우, 지난해 8월 직원 친인척 공급업체 등록실태 조사 당시 자진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다. 또, 타당한 이유 없이 친족 업체의 공급자 등록 사실을 숨긴 직원 18명에 대해서도 경고 조치로만 끝냈다.
이채익 의원은 "간단한 서류 확인과 검증만 했어도 친족의 납품업체 등록 여부는 쉽게 파악할 수 있을텐데 기본적인 확인 절차도 시행하지 않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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