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위원이 증인석에 앉아 있는 모습에 당혹스럽고 황당…."(민주당 김상희의원)
"여야 간사간 합의를 거친 상황에서 또다시 이를 거론하는 것은 동료 의원을 모욕하거나 정쟁 도구로 삼으려는 의도…."(새누리당 김희정의원)
21일 오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의 '셀프 국감'을 놓고 시작부터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교문위 위원인 서 의원이 국민생활체육회장직을 맞고 있어 피감기관의 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3선 의원인 서 의원은 지난 4월 생체회 회장에 취임, 기관 증인으로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이에 여야 간사들은 위법성 검토가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해 감사위원으로는 나서지 않게 하고 증인 신분으로만 국감을 받도록 합의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그러나 국회의원 겸직금지 조항을 들어 서 의원의 이중 지위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김상희 의원은 "생체회는 2013년에만 국고보조금을 428억원이나 받는 사실상 공공기관"이라며 "국회의원 겸직 금지 조항에 따라 서 의원은 공공기관 임직원을 맡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태년 의원도 "생체회 이사들 중에 정치인이 대 여섯 명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라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체가 정치적으로 활용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회장직 사임이 옳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트집잡기라며 방어했다. 김희성 의원은 "여야 간사간 협의를 통해 서의원을 증인석에 앉히기로 합의했으면 됐지 이에 와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정쟁 행위"라고 지적했다. 강은희 의원도 "생체회장직은 무보수 선출직이며 공공기관으로 보기에도 애매해 겸직 금지 조항에 해당하는지 확실치 않다"며 가세했다.
서 의원은 여야가 자신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동안 쑥스러운 표정으로 말없이 지켜봤다. 더욱이 빨간 넥타이를 매고 출석한 서의원은 "우연일지 몰라도 셀프 국감 논란이 일고 있는 오늘 특정 정당을 상징하는 색깔의 넥타이를 맸다"며 나무라는 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지적에 오후부터 넥타이를 바꿔 매고 나오는 등 이날 적잖이 진땀을 뺐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